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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특집>조기 대선 앞두고 정치권·유권자‘가짜 뉴스’ 주의보
안세훈 기자  |  as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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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25  15: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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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특집>조기 대선 앞두고 정치권·유권자‘가짜 뉴스’ 주의보

거짓 정보 인터넷 기사처럼 꾸며 유포…SNS 통해 확산

미국 대선 등 해외서 ‘활개’…한국도 대형 이슈때 등장

대선 앞둔 정치권도 비상…유력 주자들 이미 공격 받아


 

3면 가짜뉴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바른정당 전체회의에서 하태경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 법률대리인 서석구 변호사가 주장한 북한 노동신문 관련 뉴스 내용이 가짜 뉴스라고 주장하고 있다. /뉴시스

 


‘가짜 뉴스’(fake news) 경보가 울리고 있다.

미국 대선을 흔들었던 가짜 뉴스가 한국에서도 기승을 부리면서 올해 치러질 대선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면서 과거보다 짧은 시간에 많은 후보를 검증해야 하는 유권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어 여야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짜 뉴스의 확산과 폐해를 막기 위해 뉴스미디어의 공적책무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가짜 뉴스 방지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전 세계 흔든 ‘가짜 뉴스’

가짜 뉴스는 거짓 정보를 실제 인터넷 기사인 것처럼 꾸며 유포한다. 외견상 기사의 요건을 갖췄기 때문에 이른바 ‘카더라 통신’이나 ‘찌라시’ 와 다르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가짜 뉴스를 생산하고 SNS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는 방식으로 유통된다. 사실 여부를 가리기도 전에 인터넷을 타고 급속하고 광범위하게 퍼져나가기 때문에 당하는 입장에선 손수무책이다.

가짜 뉴스가 활개를 친 대표적 사례는 지난해 미국 대선 기간이다. 당시 미국에서는 ‘피자게이트’를 비롯해 각종 가짜 뉴스가 판을 쳤다.

“힐러리가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에 무기를 팔았다”, “교황이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한다” 등의 가짜 뉴스가 기승을 부렸다. 트럼프의 당선이 이런 가짜 뉴스 때문이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영국에서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와 관련한 가짜 뉴스가 유포됐고, 올해 9월 총선을 앞둔 독일에서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인공수정으로 태어난 히틀러의 딸”이라는 가 짜뉴스가 퍼지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기승’

가짜뉴스는 우리나라에서 대형 이슈가 터질 때마다 등장했다.

2015년 5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확산한 무렵 “공기 전파로 메르스에 걸릴 수 있다”, “바이러스가 변이됐을 수 있다”는 등의 근거 없는 뉴스가 퍼졌다.

또 같은해 8월 북한군이 대남 포격 도발을 감행한 것과 관련 “대한민국 국방부, 전쟁 임박 시 만 21∼33세 전역 남성 소집” 등의 가짜뉴스가 SNS 등을 타고 번지기도 했다.

최근에는 박근혜 대통령 측 서석구 변호사가 지난 5일 탄핵심판 2차 변론기일에서 “광화문에서 열린 대규모 촛불집회에서 경찰 113명이 부상당했고 50대의 경찰버스가 부서졌다”고 말했다. 서 변호사는 이날 ‘김정은 동지의 명에 따라 적화통일의 횃불을 들었습네다’라는 북한 노동신문 기사를 언급하며 “촛불집회에 나온 사람들이 종북에 놀아났다”고 말했다. 서 변호사 발언은 보수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됐다.

그러나 서울 광화문광장 등에서 진행된 촛불집회 중 경찰이 다치거나 경찰버스가 부서진 사실은 없었고, ‘종북에 놀아났다’는 서 변호사의 발언은 누리꾼들이 노동신문을 편집해 만든 가짜 뉴스에 기반을 둔 것이었다. 이에 대해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은 “통일부 확인 결과 해당 내용이 담긴 노동신문 보도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올해 초부터 페이스북·트위터·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광주 중앙로 가로등에 북한 인공기를 달아놓았다’는 글과 사진을 첨부한 게시물이 올라왔다.

광주지방경찰청은 지난 3일 페이스북 계정에 “사실이 아니다. 글과 사진은 2014년 9월께 경기도 고양시 일산 동구 중앙로에 인천아시안게임 참가국의 국기(북한 인공기)를 국제 규정에 따라 게양한 것으로, 광주 중앙로와 무관하다”며 유언비어 확산 자제를 당부했지만 문제의 글과 사진은 여전히 SNS에 떠돌고 있다.

이 게시물에는 ‘전라도 빨갱이’ ‘홍어족들은 북조선에 살고 있다’ ‘태극기에 눌린 종북들이 발광한다’ 등 호남을 비방하는 글이 첨부돼 있다.

결국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허위 사실로 지역 감정을 부추기는 SNS 등의 게시물에 대한 검찰 수사를 의뢰하기도 했다.



◇대선 앞둔 정치권도 ‘비상’

올해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 전체에 ‘가짜 뉴스 주의보’가 내려졌다.

지난 미국 대선을 뒤흔든 가짜뉴스 파동이 우리나라에서 얼마든지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인식에서다.

특히 이번 대선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여부에 따라 조기에 열릴 가능성이 큰 만큼 자칫 대선 판을 뒤흔들 수도 있다.

벌써 일부 후보가 집중 공격을 당했고, 그로 인한 후유증도 적지 않다.

반기문 전 유엔 총장은 귀국 1주일여 동안 페이크 뉴스의 십자포화를 받았다. 선친 묘소를 참배할 때 제례 절차를 무시하고 음복했다는 퇴주잔 논란과 함께 충북 음성 꽃동네에 갔을 때 턱받이 앞치마를 해 봉사수칙을 어겼다거나 공항에 특별 의전을 요구했다는 등의 허위사실이 버젓이 나돌았다. 반 전 총장 측은 “일일이 대응하기 쉽지 않고 무시하자니 신경이 쓰이는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경우 문(文) 씨 성을 가진 주요 인물들이 종북했다는 ‘나주 남평 문씨 빨갱이 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문제는 가짜 뉴스가 SNS를 타고 급속히 퍼지는 탓에 제대로 걸러내기가 어려워 사실상 막을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각 정당과 대권주자 진영에서는 실시간으로 각종 SNS를 비롯한 온라인 동향을 모니터링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역정가 한 관계자는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면서 각 정당과 대권주자 진영에서 가짜 뉴스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있다”면서 “한번 퍼진 유언비어는 사실로 굳어버리는 게 현실이기 때문에 가짜 뉴스를 규제하기 위한 방안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선관위, 채찍 들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및 전국 17개 시·도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2일부터 가짜 뉴스 배포 행위를 포함한 사이버상의 비방·흑색선전 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비방·흑색선전 전담 TF팀’을 구성하고 모두 182명을 편성·운영 중이다.

그 결과 이미 가짜 뉴스 앱인 ‘Fake news’를 자진 삭제토록 하고, 가짜 뉴스 제작 웹사이트인 ‘데일리파닥’은 선거운동 중 기능을 제한하도록 조치했다.

선관위는 또 외국계회사인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 업계는 물론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포털 관계자와도 각종 위법 게시물에 대한 조치와 관련한 업무협의를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갈 방침이다.

전남선관위 한 관계자는 “중앙선관위를 중심으로 가짜 뉴스에 대해서는 사이버선거범죄대응시스템 및 사이버공정선거지원단을 통해 중점 모니터링을 하고, 비방·흑색선전 전담TF팀을 중심으로 신속한 대응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 “‘팩트’ 확인 대원칙 준수”…대응·규제 시급

전문가들은 디지털뉴스 생태계에서 가짜 뉴스의 확산과 폐해를 막기 위해 뉴스미디어의 공적책무를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원칙과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 외에 뚜렷한 방도가 없다는 의견이다.

또 전담기구를 설치하는 독일이나 인도네시아 등 외국처럼 가짜 뉴스에 대한 대응과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수사기관이 인터넷 등을 통한 유언비어 유포 행위에 적용할 수 있는 혐의는 형법상 업무방해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정도다.

조경완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만우절 장난기사가 교양인의 유머로 간주되던 시대와 달리 최근의 가짜뉴스는 심각한 사회적 해악으로 등장했다”며 “특히 정치인에 대한 가짜뉴스는 선거국면에 회복 불능의 피해를 입힌다. 인터넷 저널리즘의 부작용 중 가장 심각한 종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를 재생산·유포하는 오류를 막기위해서는 모든 저널 종사자는 팩트 확인의 대원칙을 이럴수록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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