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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신 칼럼니스트의 남도일보 '남도시론'이젠 ‘기본 소득제’ 논의하고 준비해야

이젠 ‘기본 소득제’ 논의하고 준비해야

<박상신 칼럼니스트>
 

박상신 칼럼니스트
 

설 연휴가 되면 사람들은 산으로, 바다로 향한다. 희망의 메신저인 붉은 태양을 맞으려고 길을 떠난다. 어찌 보면 그들의 생각은 하나같이 동일하다. 지난날 흐트러진 마음을 추슬러 다가오는 미래, 삶의 희망을 찾으려는 의도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삼삼오오 가족 단위로, 때론 지인들과 그들만의 희망을 찾으러 산과 바다로 향한다.

새벽녘, 산등성이와 수평선은 찬란한 태양이 황금빛 희망의 전도사처럼 위용을 자랑하며 떠오른다. 그 순간, 저마다 가슴속 응어리가 녹아내리며 마치 희망에 부푼 아이처럼 행복감에 젖어 들곤 한다. 그리고는 이내 불확실한 미래를 맞이할 용기를 얻은 듯 그들의 눈빛에는 결연한 의지마저 느껴진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음을 직감하듯 머지 않은 미래엔 ‘노동의 가치’를 거부하며 로봇과 인공지능(AI) 개발에 따른 4차 산업혁명과의 숙명적 만남을 예측하게 한다.

물론 그 세상은 이로운 순기능도 존재하지만, 인간이 꿈꾸는 세상과는 또 다른 대척점을 그리며 험난한 파고(波高)가 예상된다. 인간을 이롭게 하는 4차 산업혁명의 거대한 소용돌이가 그 근본 취지와는 달리,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아 가리라는 것이다.

과연 4차 산업혁명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일자리 부족이 기존에도 사회문제임을 감안하면 다가올 로봇과 인공지능을 통한 4차 산업혁명은 기존 일자리 축소는 물론, 거대 자본의 이익을 극대화시키며, 더 나가 계층 간 소득 양극화의 주범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그래서인지 연초부터 초심을 바로잡는 개인의 결기(決起)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현실 속, 빠르게 진화하는 디지털 세상, 일자리는 급속히 줄어든다. 약육강식의 경쟁을 부추기는 교육현장에서 3포세대란 별칭으로 그 빛을 잃어가는 젊은 세대, 거대자본 프랜차이즈 대기업의 노예로 전락한 자영업자들, 성과연봉제의 그물에 갇혀 삶을 조롱당하는 이 시대의 가장들, 오늘날 대한민국 경제를 일궈낸 주역에서 사회보장의 사각지대로 내몰리는 노년들, 점점 가처분소득이 줄어든다. 이 모두가 다가올 미래 우리의 자화상처럼 슬프게 느껴지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2017년 한국사회의 현실을 보라. 가계 빚이 1천300조에 이르렀다. 반면, 10대 재벌기업은 수백조의 사내유보금을 보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1위 기업 삼성의 사내유보금은 사상 최대인 210조이고, 현대차그룹은 111조, SK그룹은 67조에 육박하는 천문학적 자금을 기업의 곳간에 쌓아둔 상태다. 그 외 재벌기업도 수십조의 사내유보금을 보유하고 있다. 정부, 기업, 가계는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3주체다. 경제 주체의 소득 불균형은 훗날 국가 부실의 뇌관으로 남아 경기 악순환의 고리로 연결되며, 결국 고스란히 국민의 피해로 되돌아온다는 것을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 이젠 바로잡아야 한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라도 올바른 정부가 들어서야 한다. 그리고 정부는 열린 마음으로 ‘기본 소득제’ 도입의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단적인 사례로 안타깝게 죽은 송파구 세 모녀의 사건을 상기해 보라. 소득이 없는 데도 월세 보증금이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매월 4만8천 원의 건강보험료를 내야만 했다. 결국, 그들은 생활고를 비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고 말았다.

밀레니엄 시대 접어들자,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기본소득제’의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국회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실례로 올 1월 우파성향의 연합정부가 들어선 핀란드에선 실업자 중 2천명을 무작위로 선발, 2년 동안 매월 70만 원씩 지급한다는 야심 찬 계획을 수립, 시행하고 있다. 이후 그들은 국가 정책으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그 외에도 여러 나라에서 활발하게 논의가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도 일부 지자체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상태다. 성남시의 ‘청년배당’, 서울시의 ‘청년수당’ 지급은 대표적인 기본소득제의 사례로 손꼽히며, 기본소득제의 첫걸음을 내디딘 상태다. 일각에서는 무분별한 복지 포퓰리즘이라는 빈축과 아울러 국민들의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를 부각하며 우려를 표명하는 반대론자들도 있다.

하지만 요즘 여야 막론하고 대선주자들은 큰 틀에서 “복지제도를 어떤 방향으로 설정해야 할 것인지 논의해야 한다”고 일갈하고 있다. 이는 국민 행복이라는 헌법적 가치의 실현과 결을 같이 한다. 따라서 이젠 범국가 차원에서 중장기적으로 ‘기본 소득제’를 논의해야 하며, 미래에 다가올 로봇과 인공지능에 의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할 책무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김경태 기자  kkt@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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