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길 작가 ‘생명의 힘 그 앞에 서다’展

조각작품이 빚어 낸 ‘자연의 숨결·생명력’
광주시립미술관, 김대길 작가 ‘생명의 힘 그 앞에 서다’展
4월 2일까지 35점 선봬…여수 GS칼텍스 예울마루 순회전시
 

광주시립미술관이 오는 4월 2일까지 본관 5·6전시실에서 남도 조각계의 거장 김대길 작가를 초청, 아름다운 생명력과 희망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인다. 사진은 김대길 作 ‘히브리노예들의 합창-사색의정원(낮)’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장기적인 경제 불황과 예술계의 침체기 상황에서도 고단한 육체적 노동과 정신적 인내심을 감내하며 진실하게 외길 예술인생을 걷고 있는 작가의 작품전이 열려 눈길을 끈다.

남도 조각계의 거장 김대길 작가의 ‘생명의 힘 그 앞에 서다’전시가 바로 그 것.

광주시립미술관은 오는 4월 2일까지 아름다운 생명력과 이에 따른 희망을 느낄 수 있는 김대길 작가의 전시를 본관 5·6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의 또 다른 특별한 점은 시립미술관에 이어 여수 GS칼텍스 예울마루에서 순회 전시된다는 것.

시립미술관과 여수 GS칼텍스 예울마루가 협업해 개최하는 이번 전시로 광주와 전남 미술계의 활성화를 위한 공동 사업이다. 이를 위해 양 기관은 지난해 상호협력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 전시에서 김 작가는 조각 작품의 고유한 조형적 언어로 빚어진 유기적 생명체들을 선보인다. 출품작품은 총 35점으로 복수형 작품을 포함하면 모두 74점의 조각 작품이 전시된다.

김 작가의 작품들은 형태적으로 수직형과 원형 구조의 조각 작품들로 구성돼 있다. 세부적인 형태를 살펴보면 다양한 동물이나 식물 혹은 곤충들의 형상을 최대한 단순화 하고 부분적으로 재구성해 마치 다양한 생명체들이 조립되어진 답과 같은 모습이다.

작품의 색채는 흑색과 백색의 작품들로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이는 낮과 밤을 상징하기도 하며 우리의 세상에 존재하는 대칭형 구조의 존재들을 표현하기도 하는 것이다.

생명체들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작품 ‘Seeds’의 한국어 제목은 ‘씨앗들’이다. 생명을 상징하는 녹색의 수직형 구조를 한 이 작품을 자세히 살펴보면 원형의 볼록한 형태들이 군집돼 하나의 덩어리를 이루고 있다. 이는 마치 하나의 나무에 다양한 크기와 형상의 수많은 생명체들이 매달려 있는 듯하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식물들의 씨앗을 나타낸다. 존재하는 모든 생명은 하나의 소우주이며, 우리의 몸 내부에도 우주와 같은 하나의 고유한 세상이 존재한다는 표현이다.

수많은 유기적 형상의 조합으로 구성된 대작 ‘생명력-Mother’는 백색과 흑색의 작품으로 동시에 분리돼 제작됐다. 이번 전시의 대표작이기도 한 이 작품은 시작도 끝도 없는 순환하는 자연의 원리를 상징한다.

작품의 형태를 이루고 있는 다양한 유기적 형상의 존재들은 마치 꿈틀대며 부드럽게 움직이는 살아있는 대상처럼 보인다. 이러한 느낌은 거대한 형상 전체가 원형인 외형 탓으로 회전하며 움직일 것 같은 상상력을 불러일으켜 작품 자체의 에너지를 극대화시켜내는 조형적 효과를 조성한다. 살아있는 유기적 대상물로서 우리의 생명의 본질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더불어 이번 전시의 특성은 조각 작품만의 공간성이라 할 수 있다. 5·6 전시실을 가득채운 조각 작품들은 작품 자체의 특성과 더불어 작품과 공간이 어우러진 입체적 공간감을 선사하고 있다. 작품과 공간의 어우러짐을 통해 김 작가가 추구하는 숭고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김대길 작가는 “자연의 숨결에서 생명력을 느낄 수 있고 자연의 형태에서 나 자신이 살고 있는 신체와의 교감을 찾아낸다”며 “나무의 잎에서는 가슴과 같은 따뜻한 생명력을, 손과 발에서는 움직임의 원동력을, 젖가슴과 같은 형상에서는 풍요한 생명력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생명력을 자연에서 느끼며 인체의 부분적 형태를 빌어 조형적 어법을 통해 차곡차곡 쌓아 올려간다”며 “우리의 신체는 자연과 닮은꼴이고 나는 자연을 통해 나만의 숭고한 생명력을 빚어낸다”고 덧붙였다.

전남 여수 출신인 김대길 작가는 현재 전남대 미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광주·전남 조각계에 많은 후학을 양성했다. 또 작가로서 생명의 본질을 탐구하는 자신만의 고유한 예술적 성과를 구축하고 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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