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고교배정개선안 임시변통 안된다

광주광역시교육청이 평준화 일반계 고등학교신입생 배정 개선안을 마련 중이다. 다음달 중순께 최종 개선안이 발표될 예정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고교 배정방식을 손본다고 하니 관심이 쏠린다.

광주 일반고 배정 방식은 지난 2013년 도입 당시부터 많은 문제점이 노출됐다. 성적 등급을 반영한 현행 방식은 우수학생 쏠림을 막아 공사립 학교간 학력격차 해소를 위해 추진됐다. 하지만 강제배정에 따른 원거리 통학생 속출과 대학진학률 하락, 우수학생 학교간 격차 미해소 등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원거리 통학 문제는 해마다 되풀이 됐다. 올해도 광주시내 47개 고교에 배정된 신입생 1만4천227명 중 1천414명이 다른 구에 있는 원거리 학교로 배정받았다. 인구가 많고 고교가 적은 광산구 학생 939명, 서구 학생 475명이 다른 구에 있는 학교로 가야 한다. 거주지 인근 학교 대신 다른 지역 학교로 사실상 강제 배정된 셈이다. 학부모와 학생들 사이에서는 통학시간이 1시간이나 되는 학교로 배정됐다는 반발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상위 8% 이내 1등급 학생 배정도 가장 많은 학교와 가장 적은 학교의 차이가 2014학년도 48명 대 9명, 2015년도 42명 대 10명, 2016학년도 44명 대 7명, 2017학년도 35명 대 12명으로 매년 3~6배 가량 차이났다. 상위 4%가 1등급이었던 2013학년 배정때는 최대 30명과 최소 5명으로 6배 차이를 보였다.

대학 진학률은 오히려 하락했다. 현 고교배정 방식 첫 적용대상인 2013학년 입학생이 대학에 진학한 2016학년도 대학입시에서 공립고의 대학 진학률은 전년대비 1.47%P 하락했다. 사립고의 0.97%P보다 하락폭이 컸다. 우수학생 균형 배정을 통한 공사립 학력 격차 해소라는 도입 취지를 무색케 했다.

시교육청은 2013년 새로운 고교배정방식을 시행했다가 많은 문제점이 노출되자 이듬해 개선안을 마련했다. 그럼에도 문제점은 올해까지 지속됐다. 임시변통으로 이리저리 둘러맞추려 했기 때문이다.

시교육청은 고교배정 방식 개선 방안의 하나로 광산구 소재 천곡중의 여고 전환을 추진 중이다. 고교 신설이나 분산 배치 등의 하드웨어적 방안은 분명 필요하다. 더 중요한 건 학교별 진학교육 경쟁력 강화다. 내부 경쟁력이 담보되지 않는 외형적 대책은 효과가 반감된다. 공사립 학력격차 문제를 언제까지 학생 배정 탓으로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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