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계엄군 기총소사 추정 탄피 3점

5·18재단, 국과수 감식 의뢰 예정

“기총 사격 밝히는 유력한 증거가 될 것”

5·18 계엄군 헬기 기총소사 추정 탄피
16일 오후 광주광역시 서구 5·18기념재단 영상실에서 김양래 재단 상임이사가 5·18 당시 계엄군의 공격용 헬기에서 발사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탄피를 들어보이고 있다. /남성진 기자 nam@namdonews.com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공격용 헬기에서 발사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기관총 탄피를 보관해왔다는 시민 증언이 나왔다.

5·18기념재단은 16일 최근 기증받은 탄피 3점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탄피 종류와 발사 시점 등의 감정을 의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5·18재단은 지난 8일 당시 선반공이었던 김모(62)씨가 길이 103㎜, 직경 30㎜의 탄피 3개를 기증했다고 말했다.

5·18 당시 전남 나주시 남평읍에서 살았던 기증자는 해당 탄피를 1980년 5월 24∼25일께 광주-남평간 도로 한두재 부근에서 습득했다고 재단에 알렸다.

김씨는 당시 한두재 인근에서 총을 쐈다는 이야기를 듣고 혼자 현장을 찾았으며 소변을 보다가 탄피 3점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씨는 탄피를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고 지내다가 최근 계엄군의 기총 사격이 관심을 받게 돼 기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5·18재단은 이 탄피가 군 헬기 벌컨포에서 발사돼 지상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기념재단은 탄피 사진을 국과수에 보내 “M61 벌컨포 탄피로 보인다. 광주시를 통해 공식적으로 감정을 요청하면 해당 탄피 사용시기와 종류를 분석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M61 벌컨포(20㎜ 기관총)는 주로 공격형 헬기에 탑재하며 분당 수천 발씩 발사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5·18 당시 광주에 투입됐던 헬기가 계엄군 상부로부터 벌컨포 사격명령을 받았다는 사실은 알려진 바 있으나 벌컨포 사격 증거로 추정되는 탄피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단 측은 이 벌컨포가 육군 31항공단 103항공대의 AH-1J(일명 코브라) 운용과 직접 관련 되어 있을 것으로 보고 관련 기록을 추적하고 있다.

1980년 9월 전투병과교육사령부에서 발행한 ‘광주소요사태 분석(교훈집)’에는 ‘과도한 헬기 운용’과 ‘불확실한 표적에 대한 공중사격 요청’이 항공 분야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5·18 직후 전교사 작전처에서 나온 ‘보급 지원 현황’ 문서에도 1980년 5월23일 20㎜ 벌컨포탄 총 1천500발이 항공대에 보급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

김양래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그 동안 헬기 기총 사격에 대한 다수의 목격자 증언이 있었지만 주로 5월21일 발포에 관한 것이었다”며 “군에서는 발포 사실을 함구하거나 부인해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에 공개된 탄피들이 5월21일 뿐만 아니라 5월24일 등에도 계엄군의 무장헬기 운용과 기총 사격이 있었음을 밝히는 유력한 증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