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에게 새 생명 주고 떠난 ‘스무살 천사’

동신대, 故 김하늘씨에 22일 명예졸업장 수여

희귀병 앓다 뇌사판정…부모, 장기기증 결정

7명에게 새 생명을 주고 떠난 고 김하늘씨. 동신대학교는 22일 학위수여식에서 김씨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한다./동신대학교 제공
장기기증으로 생명을 나누고 떠났던 대학생이 명예 졸업장을 받는다.

동신대학교는 오는 22일 개최하는 2016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고(故) 김하늘(사진·사망 당시 소방행정학과 3학년)씨에 개교 이래 최초로 명예 졸업장을 수여한다고 19일 밝혔다.

김씨는 자신의 스무번째 생일에 7명에게 새 생명을 주고 세상을 떠났다.

초등학교 6학년 때 희귀질환인 모야모야병을 앓기 시작한 김씨는 중학교와 고등학교 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2013년 동신대 소방행정학과에 입학했다.

RCY 등 봉사동아리 활동에 열성이었던 김씨는 2015년 동아리 회장을 맡을 정도로 적극적인 학생이었고, 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해 번 돈으로 부모님께 농기계를 사드리고 학비까지 보태는 듬직한 아들이었다.

그러나 3학년 2학기 개강을 앞둔 2015년 8월26일 김씨는 갑작스런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며칠 후인 9월9일 뇌사판정을 받았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가족은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슬픔을 느꼈지만 평소 남을 위해 봉사활동을 즐겨 하던 아들의 심성을 생각하며 장기 기증을 결정했다. 병마와 싸우며 절망 속에서 애타게 기증자를 기다리던 환자들에게 새 삶을 안겨주기로 한 것이다.

김씨의 두 눈은 칠흑 같던 어둠 속에서 살던 환자에게 밝은 세상을 열어 주었고 심장, 췌장, 간장, 2개의 신장 등 나머지 장기도 꼭 필요로 하던 환자에게 기증했다.

아버지 김영섭씨는 당시의 심정에 대해 “마음 같아선 하루라도 더 곁에 두고 싶었지만 하늘이 생명이 꺼져간다고 하니 건강할 때 누군가의 몸으로 다시 태어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우리 가족에게는 힘든 결정이었지만 세상을 위해선 잘 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쓰러지지만 않았다면 이번에 대학을 졸업했을 김씨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동신대는 명예졸업장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명예졸업장은 김씨의 부모님이 대신 받을 예정이다.
/김명식 기자 msk@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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