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상황실 경찰들이 말하는 드라마 ‘보이스’

“비슷한 것도 있지만 현실은 정말 달라요”

목소리로 현장 찾거나 단서 파악은 불가능

신속 출동·위치 알기 위한 노력은 똑같아

보이스 프로파일러 없어…상황 설명 중요

지난 17일 광주지방경찰청 112 종합상황실에서 만난 경찰들은 실제 상황실과 드라마 ‘보이스’는 다른 모습이지만 조금이라도 신속하고 정확하게 현장에 출동하려는 노력은 똑같다고 전했다. 사진은 광주지방경찰청 112종합상황실 전경. /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지난 17일 광주지방경찰청 112 종합상황실에서 만난 경찰들은 실제 상황실과 드라마 ‘보이스’는 다른 모습이지만 조금이라도 신속하고 정확하게 현장에 출동하려는 노력은 똑같다고 전했다. 광주경찰청 112상황실에서 한 경찰이 112 신고를 접수받고 있는 모습. /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피해자가 살아있을 때 구하는 것이 골든타임팀의 존재 의미이자 의무야”(드라마 ‘보이스’ 강권주(배우:이하나) 112신고센터장 대사 中)

최근 경찰 112종합상황실의 활약상을 다룬 TV드라마 ‘보이스’가 인기다. 이 드라마에서 경찰들은 상황실로 걸려오는 전화의 목소리를 단서로 사건을 해결하는가 하면 소리를 추적해 범죄 현장의 골든타임을 지켜낸다. 그렇다면 광주지방경찰청 112종합상황실의 실제 상황은 어떨까.

◇골든타임 팀만 출동…“거짓”

드라마에서는 긴급출동상황이 생기면 상황실 경찰들과 형사들이 한 팀을 이룬 ‘골든타임팀’이 범죄 현장에 출동한다. 하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골든타임팀은 존재하지 않는다. 특정 형사팀이 광주지역 모든 곳에 출동하지도 않는다.

112상황실은 신속한 출동을 위해 가장 가까이 있는 순찰차와 경찰들에 출동 지시를 내린다. 지시 과정도 세분화 돼있다. 광주경찰청 112상황실은 크게 상황팀과 관리팀, 분석대응팀으로 구성돼 있다. 상황팀은 4개 팀이 24시간 4교대로 근무한다. 각 팀별 10여명씩 전담 경찰관이 접수·지령 등 업무를 담당한다.

광주지역의 모든 신고접수는 광주경찰청에서 접수를 받아 사건 경중에 따라 ‘코드 0~4’까지로 나눈다.

코드 0·1은 여성·아동의 긴급신고와 살인, 강도 등 강력사건이다. 이들 사건의 경우 광주청에서 직접 지령을 내려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순찰차 등에 전달된다. 코드 2, 3으로 분류된 사건은 일선 경찰서→인근 순찰차 순으로 지령을 내린다. 코드 4는 비출동 신고로 민원 성격 접수 사건이다.

◇‘톡톡’ 기법 전화…“비슷”

드라마 속 강 센터장은 한 어린아이로부터 계모가 자신을 죽이려 해 세탁기 속에 숨어 있다는 신고전화를 받는다. 이후 아이와 지속적으로 통화를 하며 신고자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 과정에서 강 팀장은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아이를 찾기 위해 전화기를 손가락으로 ‘톡톡’ 쳐 위치를 알려달라고 한다.

실제로 경찰도 비슷한 ‘톡톡’ 기법을 사용한다.

다만 드라마처럼 위치를 알기 위해 사용하는 건 아니다. 위급한 상황의 신고자가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경찰은 “신고사항이면 톡톡해주세요”라고 말한다. ‘톡톡’ 신호가 들려온다면 와이파이(WIFI)나 GPS 기지국 신호 등을 통해 신고자 위치를 추적해 곧바로 경찰을 출동시킨다. 이어 “강도 입니까 납치입니까” 등을 계속 물으며 상황을 파악한다.

◇‘보이스 프로파일러’…“ 현실에는 없다”

극중 강 센터장은 ‘보이스 프로파일러’라는 범죄 전문가로 등장한다. 남들이 들을 수 없는 작은 소리를 듣고 추리해 정확한 사건 현장을 찾아 나선다. 강 센터장은 112 신고 전화를 가장 먼저 접하고, 긴급한 상황 속에서 피해자와의 대화로 신고자의 위치 파악 및 사건의 단서를 잡는 역할을 한다.현실에서는 ‘보이스 프로파일러’가 존재하지 않는다. 더욱이 목소리 만으로 현장을 찾는 건 불가능하다.

신고자의 정확한 위치를 알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드라마나 현실이나 비슷하다.

광주경찰청 112상황실 관계자는 “신고자의 정확한 위치를 알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드라마 속 경찰이나 우리들이나 비슷하다”며 “요즘엔 GPS 장비 등이 발달해 위치추적이 한층 수월해지긴 했지만 무엇보다 신고자의 현장·상황 설명이 112상황실 근무자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정보가 된다”고 밝혔다.
/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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