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병원 의료진 5·18 증언 37년만에 책으로 발간

의료진 30여명 인터뷰·기고문 등 통한 당시 참상 담아

병원 자체적으로 5·18 의료활동 관련 책 출판은 처음

5·18 재조명과 참의료 정신 등 의미…4월말 발간 예정



전남대학교병원이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전남대병원서 근무했던 의료진의 증언을 모아 37년만에 책으로 발간한다.

22일 전남대병원에 따르면 지난 21일 ‘전남대병원 5·18 의료활동집(가제·이하 의료활동집)’ 발족식을 갖고 본격적인 발간작업에 돌입했다.

이번 의료활동집은 의료진의 증언을 통한 당시의 참상과 실태 재확인하고, 의료 활동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내용과 사실을 정리함으로써 5·18을 재조명하기 위해 발행하게 됐다. 5·18 기간 중 오직 응급처치와 환자의 생명을 위해 자신의 희생도 아끼지 않았던 참의료 정신에 대해서도 후대에 역사적 교훈으로 남기기 위한 목적도 담겨있다.

5·18 의료활동만을 내용으로 출판된 책은 지난 1996년 광주시의사회의 ‘5·18 의료활동<자료기록 및 증언>’에 이어 두 번째로 추정되며, 병원 자체에서 발행한 경우는 전남대병원이 처음이다.

최근 미국 CIA가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기밀문서를 37년만에 5·18기념재단에 제공하고, 헬기사격 탄흔 발견 등으로 다시 진실규명의 여론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발간하게 돼 지역민들의 관심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된 발간작업은 증언 대상자 선정에 이어 인터뷰를 통한 증언 녹취와 자필작성, 기고문 등 자료수집 과정을 거쳐 4월 말 완료될 예정이다.

의사·간호사 등 30여명의 증언이 실릴 의료 활동집에는 당시 환자의 상태, 치료 과정의 어려움, 응급실 분위기, 목격 사실, 병원 내 생활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증언 뿐만 아니라 관련 자료와 사진도 게재되고, 5·18 기간 중 전남대병원서 진행됐던 상황을 한눈에 알아 볼 수 있는 그래픽 일지도 실릴 계획이다.

윤택림 병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병원에 근무하다 정년퇴임하신 분들의 상당 수가 5·18 때의 생활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얘길 듣고서 발간을 결심하게 됐다” 면서 “여러가지 상황 때문에 미뤄왔던 숙제를 이제서라도 마무리하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노정훈 기자 hun7334@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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