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살 배기 아들 살해·유기 비정한 아버지

“자신을 잘 따르지 않는다”며 폭행 후 사망

친자녀 3명 더 있어…추가 학대 가능성도

아내 공모 여부 조사…죽음 놓고 진술 엇갈려

두 살 배기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유기한 비정한 20대 아버지가 구속됐다.

전남 광양경찰서는 23일 2살 배기 아들을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아동학대·사체유기 등)로 강모(26)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강씨는 지난 2014년 11월25일 전남 여수시 봉강동 자신의 원룸에서 아들(당시 2세)을 훈육한다며 손으로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강씨는 아들이 자신을 잘 따르지 않는다며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 2일 이 같은 내용의 첩보를 입수하고 조사를 시작해 지난 20일 강씨를 긴급체포했고 22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강씨는 숨진 아동 이외에도 친자녀 3명이 더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큰 아이(8·남)와 셋째(3·여), 막내(1·남)는 강씨와 함께 거주하다 사건 발생 직후 경찰에 의해 아동보호전문기관과 협조해 보호중에 있다.

경찰은 친자녀 3명에 대한 강씨의 추가 학대 가능성과 아내 서모(21·여)씨의 가담 여부 등을 조사 하고 있다.

강씨 부부는 두살 배기 아들의 죽음을 두고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강씨가 체벌과 사체 유기는 인정하면서도 폭행으로 숨진 게 아니라는 등 폭행 치사 혐의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강씨는 아내 서씨가 “훈육 과정에서 죽게 했다”며 혐의를 떠넘기고 있어 경찰 수사에 혼선을 주고 있다.

시신 유기에 대해서도 강씨 부부는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다.

강씨는 시신을 가방에 담아 부인과 함께 바닷가 인근에 유기했다고 진술을 토대로 현장을 수색했지만 시신을 찾을 수 없었다.

반면 서씨는 “남편 혼자 시신을 가방에 넣어 들고 나갔다”며 체포 된후 일관된 주장을 펴고 있다.

강씨는 서씨와 결혼 전 아들 한 명이 있었으며 A씨와 2013년부터 3명의 자녀를 출산 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숨진 두살 배기 아이는 이들 부부의 둘째 아이로 서씨의 첫째 아들이다. 이들 부부는 둘째의 사망을 숨긴 채 자녀들에 대한 정부의 양육 수당을 수년간 지원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강씨 부부의 아들이 실종됐다”는 제보를 입수하고 수사 하던 경찰은 서씨가 임시로 보호하던 지인의 19개월 된 딸 A(2)양도 학대한 사실을 파악, 수사를 벌이고 있다. A양의 몸에서는 멍자국 등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재 강씨의 집에서 압수한 컴퓨터와 휴대전화 2대를 분석하는 사체유기장소를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광양경찰서 관계자는 “강씨가 아들과 지인의 딸을 때린 것으로 보인다. 강씨의 아내는 아들의 시신을 유기하는 것을 방조하며 사실상 도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유기 장소 등을 파악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광양/김현수 기자 khs@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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