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정부 탄핵정국에도 ‘호남인사 홀대’

농어촌公 , 비상임이사에 경북 출신 권순활씨 선임

타 공공기관에도 영향 가능성…지역 정서 자극하나

박근혜 정부가 탄핵정국 속에서도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공공기관 ‘호남인사 홀대’로 지역 정서를 자극하고 있다.

특히 한국농어촌공사는 본사를 나주로 이전한만큼 “지역 정서와 현안에 밝은 인사 발탁이 요구된다”는 여론에도, 경북 출신 ‘보수논객’으로 평가받는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을 비상임이사로 선임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26일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 23일자로 비상임이사에 권순활(54)씨를 선임했다.

권 신임 비상임이사는 경북 출신으로 대구 계성고를 나와 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했다. 1987년 MBC 수습기자로 시작해 이듬해 동아일보로 옮긴 후 지난해 12월 퇴사할 때까지 몸 담았다. 국장급 논설위원을 역임하면서 보수 성향의 시장경제 지적 칼럼으로 ‘여권 보수논객’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권 비상임 이사의 임기는 지난 23일부터 2019년 2월 22일까지 2년이다.

하지만 이번 농어촌공사의 인사를 바라보는 지역사회의 시선은 싸늘하다.

우선 권 비상임이사의 선임은 지난해 임기를 마무리한 전평진(전남 영암) 도서출판 남도 대외협력처 이사의 공석을 채운 것으로, 이에 따라 공사내부 비상임이사진에 전남 출신은 단 1명도 없게 됐다.

이로 인해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농어촌공사의 이번 행보가 광주·전남혁신도시로 이전한 한전 등 다른 공공기관에게도 정치적으로 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다음달 사외이사 4명이 공석으로 남는 한전의 경우 또 다시 광주·전남 출신이 아예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현재 한전의 사외이사 수는 8명으로 가장 많으나 호남 인사를 찾아볼 수 없다. 이와 함께 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 중 지역 경제구조에 가장 연관성이 높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역시 5명의 사외이사 명단에 광주·전남인사는 포함되지 않았다. 오히려 농수산 업무 특성과 상관없는 정치권 인사가 사외이사로 등록돼 적절치 못한 인선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aT도 이달까지 사외이사 3자리가 공석으로 남아 있어 이번 농어촌공사의 인선에 지역 정서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조정관 전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재 국회에서는 지역 인재 할당법이 논의되고 있고, 더욱이 탄핵정국 속 권력의 집행력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책임없는 인사가 우려된다”며 “정권 말기 ‘내 사람 챙기기식’ 낙하산 인사에 대해 좌시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이번 권 비상임이사의 선임은 절차상 아무런 문제없이 진행됐다”며 “비상임이사까지 지역 안배를 할 수 없다”고 밝혔다./김영민 기자 kym@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