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0일은 보통사람 환희의 날?

3월 10일은 보통사람 환희의 날?

<형광석 목포과학대학교 교수>
 

3월 3일, 3이 두 번 겹쳐 삼삼한 날이다. 싱거운 듯하나 맛이 난다. 예전에는 음력 삼월 삼짇날에 부녀자는 화전놀이를 즐겼다. 삼월 삼짇날이 되면 강남 갔던 제비가 날아온다고 믿었다. 올해 삼짇날은 3월 30일이다. 이달에 제비도 보고 삼삼한 화전도 부치는 환희의 잔치가 열릴까?

헌법기관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은 어떻게 귀결될까? 답답함과 불안이 밀물로 온다. 필자의 상식(common sense)으로는 잘 풀이되지 않는다, 일부 법률가, 정치인, 지식인의 신념과 그 피력방식이. 그들은 법의식(legal mind)을 형성해서 법대를 나오고 육법전서(六法全書)를 들먹이며 법술(法術)을 불판에서 고기 굽듯이 잘 익혔겠지만, 그들 또래의 사람들 대부분은 청소년기에 대학교는 커녕 초등학교도 졸업하기 어려웠다. 1971년에 이르러서야 시골 1면에 1중학교가 개교하면서 소위 58년 개띠 황구들은 대거 중학교 입학이 가능했다. 그들이 올해에 우리 나이로 반이 정해지지 않은 6학년이 됐다. 이렇게 보면, 앞서 든 일부 지식인이 체질화한 신념은 대다수인 가방끈이 짧은 사람의 신념과 같을 리가 없다. 평범한 후자가 보통의식(common sense)이라면 비범한 전자는 특수의식(specific sense)이겠다.

밥 세끼 기반이 튼튼한 특수의식 소유자에게는 삶이 생활이라면, 보통의식 소유자에게 삶은 생존이다. 예외가 있을 리 없겠지만, 각자 삶의 문제로 매우 맵고 쓰디쓴 시간이 매일 계속 떠나간다. 보통의식 소유자라면 더욱 감내하기 힘들어도, 지구가 돌기에 시간은 떠나가고 상황은 변한다. 시간은 그저 흐르지 않고 떠나가기에 희망, 실망, 절망을 번갈아 내면서 확대되는 나선형을 닮은 누적적 인과관계를 드러낸다.

평범한 각자는 사회 속의 존재이기에 세상이 틀을 잡고 잘 돌아가면 팍팍해도 절망에 이르지 않고 희망을 노래할 거다. 지금 세상의 틀이 요동치기에 불확실성이 커져서 보통의식 소유자는 희망을 노래하기 어렵다. 그동안 자유무역주의를 표방하고 시장 확대를 통해 상호이익을 창출하고 누려온 세계 경제주체의 보편 상식과는 반대로 움직이는 미국 대통령 트럼프의 등장으로 세계의 불확실성이 폭증하는 국외환경변수가 싫든 좋든 대통령이 법적으로 직무가 정지되고 민생정책 동력이 상실된 국내 상황과 결합함으로써 우리나라는 불확실성 함정(uncertainty trap)에 빠졌다.

소용돌이가 일어나면서 우리나라는 더 깊은 함정으로 들어가는 상황으로 이해된다. 롯데가 지난달 27일 이사회에서 경북 성주군 롯데스카이힐 성주 CC를 주한미군 사드(THAAD) 배치 부지로 교환하기로 했다. 강박성에 가까운 사드 배치가 경북 성주군 보통사람의 발등에서 타는 불이 되자, 중국은 그동안 ‘삶은 개구리 증후군 전략’을 구사하다가 ‘눈에 보이는 주먹’을 직접 드러내기 시작했다. 중국에서 한국과 롯데를 향한 반발 여론이 확산하고 ‘롯데 제재’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본격화하는 모양새라고 한다. 경북 성주군 보통사람은 물론이고 장차 한중교역 감소에 따른 보통 사람의 장래가 어두워 보인다.

신기루일망정 어렴풋이 장래가 어떻게 되리라는 전망이 가능해야 사람들은 힘을 내어 움직이게 된다. 비전이 보이면, 조건이 나빠도 흔들리지 않는다. 외발로 서더라도 눈을 뜨고 앞을 보면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외발은 조건이 좋지 않은 상황을 의미한다.

어렵지만, 3월 중 기대되는 날을 찾아본다. 3월 10일 금요일은 도산 안창호 선생님의 79주년 기일이다. 3월 26일 일요일은 안중근 의사의 사형이 집행된 107주년 기일이다. 3월 13일 월요일은 이정미 헌법재판소 소장 권한대행이 퇴임하는 날이다. 특수의식 집단이 아닌 보통의식 집단의 눈으로는 늦어도 3월 10일이 대통령 탄핵 심판 날로 보일 거다.

심훈 선생은 <그 날이 오면>에서 절창했다. ‘그 날이 오면, 그 날이 오면은 / 삼각산(三角山)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 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 날이 ’

안 의사님, 도산 선생님! 대한민국 보통사람을 생각하고 빌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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