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군 전라병영성 영기 복원으로 옛 모습 재현한다

내달 21일 전라병영성 축성 600주년 기념식

전남 강진군이 다음달 21일 전라병영성 축성 600주년 기념행사에 조선 후기 강진 전라병영성에서 사용했던 군영 영기를 복원해 성곽에 게양한다.

강진군은 동학농민운동 때 전라병영성을 최후까지 지키다 죽음을 맞이한 통정대부 돈녕부 도정(정3품 벼슬) 박창현 장군의 후손(강진군 작천면 거주)이 소장하고 있던 필사본 28수 영기 그림을 제공받아 학술용역을 추진해 지난 3월 7일 디자인을 최종 확정했다.

영기는 군중에서 군령을 전달하기 위해 사용하는 깃발로, 영기는 영자기로도 불리는데 조선시대에 사용하던 영기로는 청색 삼각 깃발에 붉은색‘령’자를 새긴 것과 붉은색 사각형 기에 검은색으로‘령’자가 새겨진 것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군을 통솔하거나 군령을 전하고 군진의 방위를 나타내는 목적으로 사용하게 되면서 전통적으로 계절과 방위를 알려주는 역할을 했던 28수 별자리를 영기에 그려 넣었는데 조선 후기까지도 28수 별자리를 하나의 영기에 그려 넣은 것으로 보인다.

고종 11년(1874) 1월 경오일, 승정원일기와 일성록에 동일하게 ‘김선필이 군영에서 사용할 새로운 28수 깃발을 만들었는데 각 별자리를 하나의 깃발에 그려 방위를 알도록 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김선필은 조선 고종 때의 무관으로 중앙관 진무사의 수장이었는데 진무사는 조선후기 강화부 진무영의 최고 무관 벼슬로, 실록을 살펴보면 김선필은 고종 3년(1866년) 동부승지의 자격으로 전쟁에 참여한 이후 전라병마절도사에 임명되었던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러한 기록으로 보아 김선필이 자신이 만든 28수의 영기를 전라병마절도사 재직 시 강진 전라병영성에서 사용했을 것으로 생각되며, 박창현 장군의 후손이 소장하고 있는 28수 영기 그림은 그 당시에 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학술용역을 통해 밝혀진 강진 전라병영성 영기는 총 28수로 각 영기마다 중앙에 동물을 중심으로 위쪽에 동양의 전통 별자리를, 우측에는 전서체로 별자리 이름과 위 아래로 특징적인 무늬가 그려져 있다.

장대 높이는 456cm, 깃대 윗부분에는 꿩의 깃털로 장식했고, 깃 폭의 규격은 183cm내외의 정사각형 모양이다. 영기의 방위색은 전통천문학에서 활용되는 사방위 색인 청색(동쪽), 적색(남쪽), 흰색(서쪽), 흑색(북쪽)을 적용했으며, 각 7수씩 구성됐다.

강진 전라병영성 영기 28수 별자리에 그려진 각각의 동물은 지금껏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자료로 민속천문학적으로 연구 가치가 큰 것으로 판단된다.

이준범 강진군 문화관광과장은“학술용역을 통해 확정된 영기 디자인 28수를 디자인 특허등록 추진과 아울러 영기 디자인을 군정에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강진군은 전라병영성 축성 600주년을 맞아 국방부와 협조해 오는 4월 21일부터 4월 23일까지 기념행사 및 제20회 전라병영성 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강진/이봉석 기자 lbs@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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