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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탄핵>새역사 만든 ‘촛불’…시민의 ‘위대한 힘’ 보여줬다
이은창 기자  |  l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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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12  15: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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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역사 만든 ‘촛불’…시민의 ‘위대한 힘’ 보여줬다

광주·전남, 127일 대장정 ‘대통령 탄핵’으로 마침표

지역민들 곳곳서 승리 자축…‘촛불혁명의 날’ 제정

금남로 연인원 54명 참가…전 계층 하나 돼 평화집회

“끝이 아니라 시작…사회 대개혁 과제 꼭 현실화해야”

 

지난 10일 오전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탄핵선고를 끝으로 길고도 치열했던 촛불정국이 마무리됐다. 광주 시민들은 대통령 탄핵을 자축하면서도 ‘이제 시작이다’며, 퇴보했던 민주주의의 기틀을 다시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11월 2천여명을 시작으로 지난 11일 마지막 촛불집회까지 누적인원 54만여명의 광주시민이 참석한 금남로 촛불집회. 그곳에는 아이의 손을 꼭 붙잡고 촛불을 든 시민들이 있었다. 시민들은 1980년 5월 불의에 맞서 들었던 ‘횃불’을 다시 높이 올리기도 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의 가치를 스스로 지킨 촛불. 시민들은 촛불을 통해 스스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작성했다. 127일간 이어졌던 광주·전남 촛불집회의 의의와 그 과정, 앞으로의 전망을 내다봤다.

◇‘촛불의 승리’=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선고 이후 처음 촛불집회가 열린 지난 11일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이날 금남로 19차 촛불집회에 모인 5만여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들은 한 목소리로 승리를 자축했다. 시민들은 만장일치로 탄핵안을 인용한 8명의 헌법재판관들에게 감사의 엽서를 보내는가 하면, 시민단체 등에서 준비한 가래떡과 음료 등을 나눠 먹으며 축배를 들었다.

이날 집회에는 탄핵안 가결 당시 등장했던 ‘승리의 폭죽’도 다시 모습을 드러내 그간 마음고생을 한 시민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하기도 했다. 중앙무대 뒷편에서 만난 회사원 오진묵(46)씨는 “시원하게 터지는 폭죽을 보니 그동안 마음 한켠에 쌓인 묵은 체증이 시원하게 내려가는 것 같다”며 “이제는 토요일에도 가족들과 함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연인과 함께 마지막 촛불집회에 참석한 박진혁(34)씨는 “시민들의 힘으로 대통령를 끌어내리는 데 성공했지만, 지금부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우리의 잘못된 선택이 국민 모두에게 얼마나 큰 대가를 치르게 하는지 많은 분들이 느꼈을 것”이라고 평했다.

 

 

 

 

 

 

 

 

7면 광화문 폭죽
축포로 촛불집회 마무리
우리 국민들은 촛불을 통해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의 가치를 스스로 지켜냈다. 사진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선고 이후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마지막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탄핵 환영’ 폭죽을 쏘아 올리고 있는 모습. /뉴시스

◇횃불로 맞선 광주시민=19차례에 걸쳐 진행된 광주 촛불집회에는 누적인원 54만여명이 참석했다. 지난해 11월 5일 5·18민주광장에 모인 2천여명의 시민들로 광주 금남로 촛불집회가 시작됐다. 같은달 12일 2차 촛불집회에는 3천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해 국정농단 사태를 비판했다.

또한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는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의 말에 19일 3차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은 ‘횃불’을 들었다. 옛 전남도청 분수대에서 독재에 맞섰던 1980년 5월의 횃불성회를 재현한 것이다. 이후 지난해 12월 3일 5차 촛불집회에서는 전날 박 전 대통령의 3차 담화문과 국회의 탄핵안 의결 실패에 분노한 시민 15만명이 금남로에 집결해 역대 최다인원 기록을 경신하는 등 촛불은 역사가 됐다.

광주를 비롯한 서울과 부산 등 전국에서 일어난 촛불의 엄중한 민심을 깨달은 정치권은 234명의 압도적 찬성으로 탄핵안을 가결시켰고, 12월10일 열린 촛불집회에는 6만여명의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폭죽을 쏘는 등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을 환영했다.

 

 

 

 

 

 

 

7면 광주촛불집회 편지쓰기
헌재 재판관에게 감사 편지쓰는 시민들
11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에서 ‘박근혜 파면 축하 19차 시국촛불대회’가 열린 가운데 시민들이 헌법재판관들에게 감사의 편지를 쓰고 있다. /남성진 기자 nam@namdonews.com

◇전계층이 함께한 평화집회=서울 등 다른 지역과 마친가지로 광주 촛불집회도 남녀노소, 전계층이 어우러진 참여의 장이었다. 어린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나온 가족들, 친구 손을 맞잡고 나온 학생들은 물론 백발의 어르신들까지 모두 촛불집회에서 각자의 생각을 내비쳤다. 광주 촛불집회 주최측인 박근혜퇴진광주시민운동본부도 매주 촛불집회에 앞서 ‘자유발언’ 참가자를 모집하는 등 자유발언에 나선 시민들이 잇따랐다.

지난해 12월 10일 7차 촛불집회에서는 방송인 김제동씨가 토크콘서트 형식의 ‘만민공동회’의 사회를 맡아 시민들과 소통의장을 만들었다. 특히 성숙한 시민의식 덕택에 19차례에 걸친 촛불집회에도 작은 사고 하나 일어나지 않았다. 양보와 배려를 최우선으로 한 시민들은 질서정연하게 금남로에 집결해 자리를 깔고 앉았다가, 집회 말미에는 스스로 쓰레기를 치우는 등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다.

경찰과 소방당국의 배려도 빛났다. 경찰은 촛불집회가 평화집회인 만큼 거리행진 등에만 최소한의 경력을 배치해 시민안전을 최우선으로 했으며, 소방당국도 주요 길목 마다 구급차를 배치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퇴진본부 지도부도 지난 11일 마지막 촛불집회서 평화집회를 실현시킨 시민들과 관계당국에 감사의 표현을 담아 ‘큰절’을 올렸다.

◇“대통령 파면, 끝아냐”=박근혜 정권의 퇴진을 주창하던 주말 촛불집회는 사실상 이제 끝이났다. 하지만 퇴진본부는 오는 25일과 4월15일 서울 중앙본부와 함께 ‘적폐청산’을 위한 촛불집회를 열 예정이다. 또한 3월10일을 ‘촛불혁명의 날’로 제정해, 매년 시민들과 함께 촛불을 들고 이날의 기억을 잊지 않기로 뜻을 모았다. 시민들도 대통령은 탄핵됐지만 ‘재벌이 장악한 경제와 사회’, ‘소수 기득권에게만 편중된 권력’ 등 아직 우리사회가 원천적으로 변하지는 않았다면서, ‘적폐청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학생 임지선(21·여)씨는 “탄핵이 됐다고 해서 끝이 아니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수사 등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국민들이 계속 지켜봐야 한다”면서 “촛불을 계기로 모든 불합리한 것들이 없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고 밝혔다. 박근혜퇴진 운동본부 관계자도 “대통령 파면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권력의 단물을 빨며 국민을 폭압으로 옥죄었던 부역자들을 처벌하고, 사회 대개혁 과제들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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