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THAAD·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인 '한한령(限韓令·한류금지령)으로 중국 내 한류가 타격을 받으면서 한류 진출의 방향이 전환되고 있다. 그간 뜸하던 일본 공략이 다시 활기를 띄는 동시에 홍콩과 대만 등 중국 주변국 우회 진출이 이뤄지고 있다.

◇일본 내 한류 재점화 나선다

일본 내 한류 재점화는 이른바 3대 기획사로 통하는 SM·YG·JYP엔터테인먼트가 이끈다. 선봉장은 '한류 제왕'으로 통하는 SM의 '동방신기'다.

두 멤버인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이 각각 오는 4월과 8월 전역을 하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3년 일본에서 해외 가수 최초로 7만석 규모의 닛산 스타디움에서 공연하는 등 현지에서 동방신기의 인기는 절대적이다.

일본 내 또 다른 한류를 이끄는 SM의 그룹 '슈퍼주니어' 역시 오는 8월 멤버 대부분이 전역, 하반기에는 현지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달 탑을 시작으로 멤버들이 순차적으로 입대하는 '빅뱅'의 소속사 YG는 이 팀의 공백을 메울 '위너'와 '아이콘'을 앞세워 일본 문을 두드린다.

특히 아이콘은 데뷔 1년9개월 만인 지난달 해외 아티스트 사상 최단 기록 돔 투어 확정 소식을 알리는 등 현지에서 주가를 높이고 있다.

빅뱅 멤버 대성은 올해 솔로 돔 공연을 여는 등 현지 내 빅뱅에 대한 열기를 이어간다.

JYP는 국내 톱 걸그룹으로 자리매김한 트와이스를 오는 6월에 일본에 데뷔시킨다. 도쿄의 대형 쇼핑센터 '시부야 109' 외벽, 스크럼블 교차로, 하라주쿠역 등 번화가에 트와이스의 사진이 내걸리는 등 지난달부터 대대적인 프로모션은 이미 진행됐다.

무엇보다 사나·미나·모모 등 일본 출신 멤버가 3명이나 포함돼 있어 현지 진출이 한결 수월하다는 반응이다. 이미 국내 히트곡 'TT'의 포인트 안무가 일본까지 퍼져 현지 연예인들이 이 춤을 따라하고 나섰다.

JYP는 이와 함께 멤버들이 순차적으로 입대하는 '2PM'를 잇는 남자그룹 '갓세븐'의 일본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요계 관계자는 "차세대 시장으로 여겨지던 중국 진출이 사드 영향으로 먹구름이 끼자 일본에 주력하는 분위기"라며 "이미 현지에서 브랜드를 구축한 국내 대표 기획사들인만큼 일본 진출이 무난할 것"이라고 봤다.

◇중국 주변국 공략

사드로 인해 중국 본토 공략이 원활하지 않지만, 홍콩·대만·마카오 등 그 주변국은 활동이 무난한 편이다. 한류가 여전히 큰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에 중국 정부의 기조와 달리 여전히 한류를 환영하고 있다.

한류그룹 'JYJ' 멤버 김재중은 지난 11일 홍콩을 시작으로 마카오, 대만 등을 도는 중화권 투어에 돌입했다. 앞서 지난달 '엑소'와 '에이핑크'가 홍콩 콘서트, 지난 1월에는 아이유가 대만 콘서트를 성료했다.

소녀시대 멤버 유리와 서현이 지난 11일 홍콩 팬미팅을 성황리에 펼치는 등 중화권에서 팬들과의 만남도 이어진다. 특히 가수들 뿐 아니라 배우들의 팬미팅이 대거 예정됐다.

tvN '도깨비'로 새로운 전성기를 연 이동욱은 4월부터 대만, 싱가포르, 홍콩 등을 돈다. 소지섭, 지창욱 역시 이달부터 도는 아시아 투어 팬미팅에 홍콩 등을 포함시켰다.

홍콩, 대만 등은 인구가 많지 않지만 중국과 동남아시아의 가교 역할을 하는 곳이라 한류가 다방면으로 뻗어나기에 알맞은 나라다. 대세그룹으로 자리매김한 '방탄소년단' 역시 5월 홍콩에서 콘서트를 연다.

가요계는 이와 동시에 중국과 일본에 쏠려 있던 한류 진출의 다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예를 들어 빅뱅 같은 경우 아시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어 중국 편중이 덜한 편이다. 방탄소년단 역시 유럽, 남미 등에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중국 진출을 준비하던 그룹 관계자는 "한한령은 오히려 한류의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정치적인 영향을 크게 받는 중국 의존도가 더 커지기 전에 다변화시킬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봤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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