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경찰은 19일 지난달 13일 북한 노동당 위원장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을 암살한 사건에 기존 용의자 외에 복수의 공범이 더 있는 것으로 단정, 이들을 쫓는 중이라고 밝혔다.

칼리드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이날 김정남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살해한 사건에 연루한 북한 국적자 7명 외에 다른 용의자들이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또한 칼리드 경찰청장은 새로운 용의자 중에는 주모자급의 '중요한 인물'이 포함됐다면서 더는 자세한 사항에 관해 언급하지 않았다.

칼리드 경찰청장은 "김정남 암살에 더 많은 북한인이 관여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겠다"며 "상세한 얘기를 하지 않은 것은 그렇게 되면 새로운 용의자들이 도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김정남을 살해한 여성 실행범 2명을 붙잡아 살인 혐의로 기소한 상황이다.

북한 국적 용의자 7명 가운데 4명은 이미 사건 당일 말레이시아를 떠나 평양에 도착했고 나머지 3명은 쿠알라룸푸르 주재 북한대사관에 은신한 것으로 말레이시아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앞서 말레이시아 일간 뉴스트레이츠 타임스(NST)는 사건 당일 쿠알라룸푸르 공항 폐쇄회로(CC) TV 영상을 프레임 단위로 분석한 결과 김정남 암살에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사람이 두 명 더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NST에 따르면 첫 번째 추가 용의자는 북한 국적의 30대 중반 남성 장남운(또는 장남은)으로 추정된다. 지난 15일 일본 아사히신문이 북한 쪽 소식통을 인용해 이미 용의자로 지목한 인물이다.

아사히 신문은 장씨가 김정남 암살의 주요 용의자로 지목된 오종길과 같은 날, 같은 항공기로 평양을 출발해 지난달 7일 말레이시아에 입국했다며 사건이 발생한 13일 출국, 프놈펜·방콕·모스크바를 거쳐 17일 평양으로 다시 들어갔다고 전했다.

장씨로 추정되는 인물은 김정남이 독극물 VX 공격을 받기 직전 셀프 체크인 카운터로 향하는 장면에서 CCTV 영상에 잡혔다. 김정남의 얼굴에 VX를 묻힌 가해자 중 한 명이 도망을 가면서 이 남성에게 오른손을 들어 보이는 모습도 포착됐다.

전문가들은 이를 '임무 완수' 등의 의미로 분석하고 있다.

신원이 파악되지 않은 두 번째 추가 용의자는 김정남이 VX 공격을 받고, 치료소에 들렀다가 구급차에 실리기까지 김정남의 뒤를 쫓은 인물이다. 앞서 경찰이 용의자 리지우가 맡았을 것이라고 추정한 역할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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