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호남 표심이 대한민국 운명을 좌우한다

주말 호남 표심이 대한민국 운명을 좌우한다

<오치남 남도일보 편집국장의 우다방 편지>
 

오는 5월 9일 치러질 이른바 ‘장미 대선’을 앞두고 1차 분수령이 될 야당 후보 경선에 대한 광주 등 호남 민심의 향방이 초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각종 선거에서 호남 민심은 우리 선거사를 새로 쓰는 위대한 힘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제19대 대통령 선거도 예외는 아니다. 경선 참여 후보들이 약무호남 시무대선(若無湖南 是無大選·호남이 없으면 대선도 없다)을 줄기차게 외치고 있다.

대선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광주 대첩’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대한민국의 운명을 좌우할 호남 민심 구애는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박근혜 대통령의 파면이 결국 여당의 몰락을 가져오면서 이번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당 집권이 유력시되고 있다. 여당과 보수층이 결집하면서 정권 연장을 할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현재 정치상황에서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에 따라 경선 후보들은 대선 예선인 경선 결과를 곧 본선 결과로 보고 있다. 특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당 지지도 1위를 달리고 있는 민주당 후보들은 경선에서 이겨 최종 후보가 되면 ‘대통령 당선 0순위’란 꿈에 부풀어 있다. 후보들이 이번 주말과 다음주 초 최대 승부처인 호남권 경선에 올인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선 경선 1번지’ 호남에서의 성패가 전체 경선판도를 좌우할 수밖에 없어 모든 역량을 쏟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25~26일 호남지역 경선인단을 대상으로 한 ARS 투표를 시작으로 27일 광주여대에서 호남권 대의원들을 대상으로 첫 전국 순회 현장투표를 실시한 뒤 당일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날 경선 결과가 전국 경선의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모든 후보들은 내다보고 있다. 첫 경선지이자 야권 텃밭인 ‘호남 민심’이 전체 표심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결국 ‘호남 민심’을 얻지 못하면 다른 곳에서 역전할 수 있는 확률이 매우 낮아 대권도전은 실패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민의당 경선 후보들도 마찬가지다. 25일 광주에서 열리는 호남권역 경선을 사실상 본선으로 보고 총력전을 펴고 있다. 당내 최대 지지기반이자 첫 순회경선인만큼 후보들은 밤낮으로 뛰고 있다.

관건은 ‘호남 민심’의 향배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뷰가 지난 19일 호남권 유권자 1천7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선거인단 참여층 민주당 대통령 후보 적합도는 문재인 54.6%, 안희정 21.4%, 이재명 14.4%, 최성 2.1%로 나타났다. 경선참여 의향층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 적합도는 안철수 60.2%, 손학규 16.5%, 박주선 4.6% 등의 순이었다. 지지층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 적합도는 홍준표 32.3%, 김진태 17.2%, 이인제 10.7%, 원유철 6.9%로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리서치뷰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

이번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과반수를 넘기면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일부 여론조사 신뢰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데다 선거 여론조사 결과가 실제 선거 결과와 맞지 않은 경우가 많아 이번 조사 결과를 곧이곧대로 믿기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문제는 ARS 투표나 현장 투표 때 호남 민심이 누구를 선택할지 여부다. 여론조사 때 역선택을 했거나 표심을 숨긴(샤이) 유권자 민심이 ARS 투표나 현장 투표에서 특정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면 2002년 대선 광주경선의 노풍(盧風·노무현 후보 돌풍)처럼 의외의 결과도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현재 민주당이나 국민의당 1위를 추격하고 있는 후보들이 제2의 ‘노풍’을 일으켜 대권을 움켜쥐겠다는 결의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후보들이 호남 발전에 대한 큰 그림을 보여주지 못한 채 오로지 표를 구걸하면서 ‘말의 성찬’을 늘어놓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자발적인 참여보다는 학연·지연·혈연에 치우친 나머지 호남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선거인단으로 참여할 유권자들의 선택만 남아 있다. 경선 후보들의 과거 행적과 최근 행보를 꼼꼼히 따져 새로운 대한민국을 다시 세울 최적의 후보를 뽑아야 한다. 비록 경선 과정이지만 큰 틀에서 보면 정치적 신의를 갖추고 탁월한 국가 경영 능력과 보수·진보를 아우르는 통합 및 소통의 리더십, 지역 균형발전을 바탕으로 한 살기 좋은 대한민국 건설에 적합한 인물을 골라야 앞으로 ‘잘못된 선택’이란 전철을 밟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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