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민심 타기 시작한 대항마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첫 순회 경선에서 안철수 전 대표가 압승했다. 25일 치러진 광주·전남·제주 지역 경선에서 안 전 대표는 유효표 6만2천여 표 가운데 60.7%인 3만7천여 표를 얻었다. 손학규 의장은 1만4천246표(22.91%), 박주선 국회부의장은 1만195표(16.40%)에 그쳤다. 이날 현장투표에는 6만2천여 명의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다.

이날 국민의당 순회경선 결과는 몇 가지 의미를 남겼다. 첫째는 국민의 당 지지 호남민심이 상당하게 잠복돼 있음이 확인됐다. 둘째는 안철수 전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에 맞서는 대항마로 자리잡는 계기가 됐다는 점이다. 셋째는 문 전 대표의 독주로 발표되고 있는 각종 여론조사결과가 어쩌면 허상에 불과할지 모른다는 점을 환기시켰다.

이날 순회경선에는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6만2천여 명의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세 후보가 첫 경선에서 승리, 기세를 올리기 위해 전력을 다했던 만큼 일부 조직이 동원되기는 했지만 자발적 참여자가 훨씬 더 많았다. 이날 결과는 주요선거 때마다 표출된 ‘호남의 전략적 밀어주기’의 전조랄 수 있다. 전국적 지지도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 호남민심은 안 전 의원을 더민주당 문 전 대표의 대항마로 여기고 힘을 실어주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문 전 대표를 이기려면 ‘그래도 가장 쎈’ 안 전 대표가 붙어야하지 않겠냐는 이심전심이 결집된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가 기회가 날 때마다 “문 전 대표와 1:1 대결구도를 만들면 승리할 수 있다”고 호언한 것도 민심을 끌어당기는 데 도움이 됐다.

국민의당 경선 결과는 여론조사의 구속력과 신뢰도에도 의구심을 던졌다. 문 전 대표의 호남지역 지지도는 연초까지만 해도 30%대에 머물다 최근에는 47%까지 치솟았다. 이에 상당수가 의구심을 표시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주변에는 문 전 대표에 대한 혐오감이 높은 사람들이 많은데 어떻게 문 전 대표에 대한 지지도가 저렇게 높을 수 있느냐”는 지적이었다.

문 전 대표의 호남 지지율은 ‘전두환 장군 표창장’, ‘부산 대통령’ 등 발언 등으로 급락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21∼23일 전국 유권자 1천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문 전 대표의 호남 지지율은 지난주(47%)보다 14% 포인트 하락한 33%를 기록했다. 안 전 대표에 대한 지지도 상승이 문 전 대표 지지도 하락과 맞물리면서 전혀 새로운 양상이 생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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