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쓸한 뒷맛 남긴 보해양조의 유시민 사외이사 선임

보해양조가 지난 24일 주주총회를 갖고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 보해양조 채원영 사장은 “유시민 사외이사 선임결과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보해 임직원들은 물론 광주·전남 지역민들이 큰 기대를 하는 만큼 모두가 협력해서 주가와 매출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켜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시민씨는 제16~17대 국회의원을 역임하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유씨는 지난 2014년부터 보해양조와 인연을 맺어 ‘주(酒)립대학’ 마케팅과 ‘소주 토크콘서트’등에 도움을 주었다. 이날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재 선임된 임지선 대표이사가 유씨를 영입하는데 공을 들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유씨의 사외이사 선임 건은 압도적으로 찬성 통과됐다.

보해양조는 유시민씨를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것이 보해양조의 위상을 높이고 제품홍보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듯싶다. 그러나 보해양조측이 유씨 사외이사 선임 직후 ‘광주·전남 지역민들이 큰 기대를 하고 있다’는 문구를 사용해 유씨 영입이 마치 지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것처럼 호도한 것은 매우 큰 잘못이자 아전인수식 발표라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유씨는 대표적 친노인사로 꼽히는 인물이다. 본인 스스로도 모 방송출연을 통해 자신에 대해 “친노죠. 저는 뼛속까지 친노죠. 노무현 대통령 좋아하니까”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비록 현재 정의당 소속이지만 노무현 정부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와의 연관성 때문에 대선을 앞둔 시점에 사외이사로 선임하지 않았느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없지 않다.

보해양조의 사외이사 선임은 정당한 기업 활동의 일환이다. 또 특정인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것은 기업 고유의 영역이다. 그렇지만 보해양조는 광주·전남 지역민들의 절대적인 사랑과 후원에 힘입어 성장한 기업이다. 그런데도 보해양조가 지역민들의 정서와 크게 부합되지 않는 유씨를 사외이사로 선임한 것은 지역민들이 그동안 보내준 애정을 가볍게 여긴 행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유씨가 사외이사로 경영에 참여하게 된다는 사실이 지난 3일 알려지면서 보해양조 주가는 전일대비 18% 올랐다. 하지만 보해양조 전국 판매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미지수다.

보해양조 측의 유시민 사외이사 선임은 전국적으로는 영업이익을 안겨줄 지 모르지만 지역민들에게는 씁쓸한 뒷맛을 안겨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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