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4년 4월16일 침몰한 세월호가 처참했던 당시 상황을 말해 주듯 찢기고 녹슨 채 3년여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반잠수선에 실린 세월호가 26일 오후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인근 사고해역에서 목포신항까지 87㎞ 마지막 항해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인근 해상에는 기름이 둥둥 떠있다.

 세월호를 인양하는 과정에서 기름 유출이 발생해 어민들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지난 24일부터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인근 미역양식장으로 기름띠가 확산됐다. 4월은 1년간 키운 미역을 수확하는 시기인데 이를 앞두고 기름띠가 양식장을 덮쳐 어민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27일 전남 진도군에 따르면, 세월호 인양 현장으로부터 5.5㎞ 떨어진 동거차도와 서거차도의 미역·조개류·해삼 등 16개 어가 391.2ha에서 약 17억8000만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보상 주체는 인양업체인 상하이 샐비지 측의 보험사로 정해졌으나, 어민들은 세월호가 침몰한 3년 전처럼 턱없는 보상을 받을까봐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하이 샐비지가 가입한 영국 보험사 측 손해사정인은 이날 오전 동·서거차도의 양식장에서 기름유출로 피해를 입은 수산물 시료를 채취한 뒤 어민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어민들은 미역과 어패류 전량을 보상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반면, 보험사 측은 어민들이 시장에서 판매를 시도한 뒤 팔리지 않을 경우 보상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후 손해사정사 측은 미역양식장을 직접 방문해 채취한 시료를 검사 의뢰하기로 했다. 검사 결과가 나오면 손해배상을 일부만 할지, 혹은 수산물 전량 폐기 후 손해액 전부를 배상할 지 결정할 예정이다.

▲ 세월호 인양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24일 오전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 미역 양식장에 기름이 유출되고 있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이철조 해수부 세월호인양추진단장은 "해수부 본부와 목포지방해양수산청은 보상 절차나 조사 방법 등을 위해 TF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해수부는 28일 오전 피해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다만 정부는 보상책임이 일차적으로 상하이샐비지에게 있다는 입장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필요한 부분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면서도 "피해 조사를 지원하지만, 돈을 지원한다는 것은 아니다. (정부차원) 보상은 아직 논의된 게 없다"고 밝혔다.

앞서 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27일 오후 세종정부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잔존유 유출로 진도 내 미역, 다시마 양식장이 피해를 봤는데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보상에 차질이 없도록 조사할 방침"이라며 "상하이샐비지가 1억 달러 한도의 보험에 가입돼 있어 증빙서류만 제대로 갖추면 보상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4년 세월호 침몰 당시에도 정부는 보험사를 통해 보상 절차를 밟았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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