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가 1천73일 만에 바다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세월호 인양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세월호가 목포항으로 옮겨지면 미수습자 9명을 찾을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이 모든 일이 악몽이고 비극이기 때문이다. 이미 304명이나 되는 아까운 이들을 앗아가 버린 세월호를 건져 올렸다 한들, 먼 곳으로 간 우리의 아들, 딸, 친구, 선생님들은 돌아올 길이 없다.
세월호 인양은 우선 당장은 끔직한 고통을 불러오고 있다. 유족들은 처참한 세월호의 모습에서 아들과 딸이 겪었을 그날의 고통을 떠올리며 오열하고 있다. 세월호가 인양되면서 많은 국민들이 진도 팽목항으로 달려가 희생자들의 영면을 기원하고 미수습자 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세월호 비극은 어떻게든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 극복해야할 일이다.
그러나 더 큰 비극은 우리 사회가 세월호 인양을 ‘침몰한 배를 건져 올린 것’으로 단순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세월호 인양을 통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우리 사회를 안전한 사회로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생명이 그 무엇보다 우선이라는 인식을 갖는 것이다. 또한 올바른 판단으로 국가위정자와 정치인들을 뽑아야 이 사회가 건강하고 상식적인 사회가 된다는 사실이다.
국민들의 관심이 목포 신항으로 예인되고 있는 세월호에 모아지고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국민들의 이목이 대통령 선거로 쏠리고 있다. 대선주자들은 경쟁적으로 팽목항을 찾아와 자신이야말로 건강한 대한민국을 건설할 수 있다며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우리는 그런 이미지 메이킹(image-making)에 현혹돼서는 안 된다. 냉정한 시각으로 대선주자들을 살펴봐야 한다.
세월호 참사와 선박인양은 우리사회의 시민의식을 높이는 계기로 작용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는 원칙과 법규를 위반해서 생긴 일이다. 승무원들은 선박운항지침과 승객보호 의무를 저버렸다. 관련 공무원들도 직무유기를 했다. 세월호 참사와 규모만 다를 뿐 교통법규를 위반하고 보행자를 보호하지 않아 일어나는 교통사고가 매일처럼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다.
세월호 참사는 사회가 건강하게 태어나는 계기가 돼야 한다. 원칙과 법규를 존중하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 무엇보다 올바른 지도자를 선택해야 한다. 대선주자들이 세월호 참사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해결책을 제시하느냐를 잘 따져야 한다. 그리고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내 이웃을 잘 보호해주지 않으면서 감정적으로만 세월호를 논하는 것은 이율배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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