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혁신도시 지원단 ‘식물기구’ 전락

기관 컨트롤타워는 공허한 메아리뿐…市·道 현안사업 ‘0’

실무자협의회도 있으나 마나…“협조 안된다” 볼멘소리만

광주·전남 양 광역단체에서 운영중인 ‘빛가람 혁신도시’ 지원단이 ‘식물기구’로 전락하고 있다.

무엇보다 양 시도는 혁신도시 지원단을 구성할 당시 ‘빛가람 혁신도시 컨트롤 타워’를 자처했으나, 지역 현안사업 연계는 커녕 일반 실무협의회에서 조차 발언권을 제대로 얻지 못하는 모습이다.

29일 광주시와 전남도 등에 따르면 양 광역단체와 나주시, 14개 빛가람혁신도시 이전기관 등은 최근 제18차 빛가람 혁신도시 공공기관장협의회 실무위원회를 가졌다.

이 회의는 빛가람혁신도시 정주여건 개선을 비롯 각 기관별 추진사업을 지역 현안과 연계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지난해 광주시에 이어 올해 전남도가 회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됐다. 회의에서는 올해 공동추진 과제 4건을 확정하고 1건 검토, 2건 불채택됐다.

문제는 이번 회의에서 채택된 상정안건은 모두 교육 및 정주여건 개선 등과 관련된 내용일 뿐, 올해 처음으로 언급된 혁신도시 상생사업을 비롯한 사회공헌 업무 등은 채택되지 않았다.

특히 이전 공공기관 상생 협력사업의 경우 실무위원회에서 공동 과제에 포함할 것을 요구했지만, 각 기관들의 반대로 ‘기관별 자체 추진’으로 결론났다.

사회공헌 업무 협조체계 구축 역시 혁신도시가 건설된 지 5년째 아무런 소득도 얻지 못하고 있다. 뒤늦게서야 나주시에서 실태 진단 후 협조 공문을 발송하는 것으로 회의가 마무리 됐으나, 이전 기관들은 ‘필요시’라는 단서조항을 달았다.

사실상 지역현안과 관련된 내용은 회의 안건으로 상정조차 못한 꼴이 된 셈이다.

전남도 혁신도시 지원단 관계자는 “중앙부처의 예산을 받아쓰는 공공기관이라서 지방자치단체의 말을 들어 주지 않는다”며 “이번 회의에서도 이전 14개 기관 중 4곳은 참석하지 않았고, 일부 기관은 책임자 부서 직원이 회의에 참석했다”고 볼멘소리를 쏟아냈다.

하지만 이처럼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광주·전남 혁신도시 지원단을 바라보는 지역민의 시선은 냉소적이다.

수 차례 거쳐 지역인재 채용을 요구했으나 빛가람 혁신도시 광주·전남 출신 채용률은 11%에 머물고 있다. 또한 각 기관별로 운용되는 수 조원의 예산을 감사하는 사외이사 또는 비상임이사회에는 광주·전남 출신을 전혀 찾아볼 수도 없다. ‘광주시 빛가람혁신도시 출장소’는 기관별 업무 공조체계 구축은 뒤로하고, 언론보도 스크랩 등 연락소 수준에도 못미치는 업무만 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상석 공익재정연구소장은 “광주·전남 양 시도가 혁신도시 건설 취지도 인식 못한 채 그저 ‘빛좋은 개살구’에만 헛심을 쓰고 있다”며 “장밋빛 청사진을 그릴 수 있는 구체적인 현안 구상과 인력 풀 운영이 필요하다”고 일갈했다./김영민 기자 kym@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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