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이 최씨 등으로부터 압수한 '은나노 와이어 제조기술' 관련 자료들.

 정부지원금 108억원을 투자받아 개발된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인 '은나노 와이어 제조기술'을 빼돌려 해외로 유출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산업기술의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A사 전 연구소장 최모(51)씨를 구속했다고 5일 밝혔다.

또 최씨로부터 제공받은 뒤 업체를 미국법인에 매각한 B사 대표 이모(48)씨 등 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B사 법인도 함께 형사입건했다.

A사에서 은나노 와이어 개발을 총괄한 연구소장 최씨는 2010년 7월 B사의 연구소에서 은나노 와이어 기술을 시연하고 이메일로 자료를 직접 보내주는 등의 방법으로 10여차례에 걸쳐 A사의 핵심기술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 등은 최씨로부터 받은 기술을 특허 출원하고, 이 기술을 바탕으로 2015년 4월 미국 소재 C법인에 B사를 매각하고 합병했다.

이들은 C법인의 주식 200만주(약 16억원)를 받고 B사를 매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A사에서 연봉 7000여만원을 받던 최씨는 B사가 미국 법인과 합병된 이후 연봉 1억원 이상을 받기로 하고 B사로 이직, 이씨 등과 함께 미국법인 한국대표로 근무했다.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평소 친분이 있던 이씨가 사업을 시작했다는 소식을 듣고 도움을 주고 싶어 기술을 전수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는 은나노 와이어 기술 개발로 오를 C법인 주식의 차익을 챙기기 위해 B사를 매각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A사는 기술을 되찾아오거나 합당한 피해를 보상받기 위해 미국 법인과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은나노 와이어 기술은 A사가 정부로부터 108억원을 지원받아 개발한 기술이다. 휘어지는 터치디스플레이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소재다.

현재 국내 스마트폰 등 터치를 인식하는 디스플레이 필름의 소재인 인듐주석산화물은 일본 N사로부터 80% 가량을 수입하고 있는데, 인듐은 가까운 시기에 고갈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정부는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소재 중의 하나로 은나노 와이어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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