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전남을 위한 생계형 빚 탕감

전남도가 생계형 채무자들의 빚 50억 원을 소각하는 행사를 가졌다. 도는 지난 6일 도청 왕인실에서 시장 상인과 기초생활수급자, 주부 등 생계형 채무자 413명의 빚 50억 원을 소각했다. 이번에 소각된 50억 원의 채권은 전남지역 신협과 새마을금고에서 기부한 채권이다. 소각 처리된 1인당 평균 채무 원금은 560만원, 이자는 653만원이었다.

이날 채무소각은 건강한 전남을 만들기 위해 도를 중심으로 금융기관과 각계 인사들이 힘을 모았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현행 금융대출의 부조리를 합목적성에 기초한 행정의 선의로 극복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도 사회통합적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소모성 복지예산과는 달리 채무자들의 경제활동 복귀를 촉진하는 생산성 지출이라는 장점도 크다.

채무소각 행사는 일정액의 기금이 마련돼야 한다. 금융기관의 동참도 필수적이다. 사회구성원들의 성금기부도 요청된다. 3박자가 맞아야 하기에 쉬운 일이 아니다. 실의와 고통에 빠져있는 이웃들에 대한 헤아림과 이윤창출이 최고목적인 금융기관을 설득하는 조정능력, 따뜻한 사회를 함께 조성하자며 구성원들을 이끌고 가는 리더십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이번 채무소각 행사는 이낙연 지사가 그런 모든 역할을 잘 해내 가능했다는 점에서 이 지사에게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 지사는 ‘청년이 돌아오는 전남’ 건설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의 뜻대로 사회기반 여건을 개선해 청년을 불러들일지라도 기존 구성원들이 구조적 모순과 불가항적 함정에 빠져 허덕인다면 생산적인 사회구조 형성이 불가능하다.

이 지사는 자신이 학창시절 때 받았던 주위사람들의 도움과 지원을 항상 간직하면서 채무탕감정책 추진에 남다른 열정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회지도층의 ‘감정적 채무’의 ‘현실적 사회 환원 노력’은 선 순환적 ‘노블레스 오블리즈’(Noblesse Oblige)구조를 만들어내기에 전남지역 사회단체와 금융기관, 그리고 기업인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금 국내의 많은 금융기관들은 자신들의 영업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서민들에게 악성부채 상환부담을 떠넘기는 바람직하지 못한 영업태도를 보이고 있다. 도가 일정액의 재원을 마련해 금융기관의 부담을 덜어준 측면이 있지만 전남지역 신협과 새마을금고가 서민부채 탕감에 적극 동참한 것은 매우 가상한 태도다. 부채탕감의 효과가 가시화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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