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재정난에 ‘허리띠 졸라매기’

학령인구 감소·장기간 등록금 동결로 긴축경영

경상비 10~35% 감축…학과통폐합 등 구조조정도

9년 가까이 등록금을 동결하거나 인하한 광주·전남지역 대학들이 학령인구까지 감소하면서 재정난 압박이 가중되자 ‘허리띠 졸라매기’로 긴축경영을 하고 있다.

10일 광주·전남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2007년 대선에서 반값 등록금이 공약으로 제시된 후 지역의 주요 대학들이 올해까지 9년째 등록금을 인하하거나 동결하고 있다.

대학들은 등록금 인상에 대한 여론이 부정적인 데다 등록금을 인상할 경우 국가장학금 지원 등 재정지원사업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울며 겨자 먹기’로 등록금을 동결하고 있다.

여기에다 학령인구 감소로 등록금 수입이 더욱 줄어들고 인건비는 상승하고 있어 경상경비 축소와 함께 학과 통폐합, 교직원 명예퇴직 등 구조조정을 통해 재정난 극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교육비와 연구비는 줄일 수 없는 상황이어서 국가지원사업 선정과 외부 발전기금 조성 등에 팔을 걷어부치고 있다.

조선대학교 올해 전 부서의 업무추진비를 일괄 10% 감액했다. 교수들의 교내 연구비도 일정부분 축소했으며, 환경 개선이나 시설 변경, 조경 분야 지출도 최소화했다.

조선대는 지난해 개교 70주년을 맞아 올해 ‘CU Again 7만2000 프로젝트’ 발전기금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다. 최근까지 동문과 교직원 등 1천500여 명이 참여해 32억원 가량이 약정됐다.

또 전체 85개 학과 중 통폐합을 통해 20여개 학과를 줄이는 구조조정 방안도 검토중이다. 수년전부터 조선대 근무 20년 이상 및 정년퇴직일 1년 이상인 교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도 받고 있다.

광주대도 장기간 등록금 동결로 인한 재정난을 극복하기 위해 올해 경상경비를 전년대비 10% 삭감했다. 부족한 재정을 확충하기 위해 국책사업 전담팀을 신설했으며 퇴직 교원과 동문들을 대상으로 발전기금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다.

호남대는 인건비를 3년간 동결했다. 인건비 절감을 위한 비전임 교원도 감축했다. 올해 관리운영비 10.7%를 삭감하고 명예·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동신대 역시 올해 경상경비 10%를 감축하고 개교 30주년을 맞아 동문 등을 대상으로 발전기금 모금운동을 하고 있다.

국립대인 전남대 사정도 다르지 않다. 2년에 걸쳐 입학정원이 10% 감소돼 등록금 수입까지 줄어든 전남대는 올해 대학본부와 부속기관의 경상경비를 35% 까지 삭감했다.

지역의 한 대학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와 등록금 장기간 동결로 인한 재정난에 지역대학들이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며 “정원 수 감축 등 일률적인 잣대로 대학을 평가하고 재정을 지원하는 것은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명식 기자 msk@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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