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홀 21일~5월 6일까지 노정숙 ‘시간의 기록’展

동판에 아로새겨진 ‘1980년 5월 광주’
메이홀 21일~5월 6일까지 노정숙 ‘시간의 기록’展
죽은 자의 무게·상처·전진 등 작품 22점 선봬
 

노정숙 作 ‘전진’
노정숙 作 ‘죽은자의 무게’

섬세하고 박힌 듯한 화면기법이 특징인 동판화에 아로새겨진 ‘5월 광주’의 모습은 어떤 느낌일까.

광주 대안문화복합공간 메이홀에서는 오는 21일부터 5월 6일까지 노정숙 작가의 1980년대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전시 ‘시간의 기록’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전남여성플라자의 1980년대 지역 여성작가 조명 특별전시에 앞서, 5·18을 주제로 한 여성작가들의 예술적 표현에 대한 아카이브적인 접근이다.

노 작가의 1980년대 작품 22점을 만나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80년대 여성예술가들이 남긴 사회적 메시지와 표현에 대한 담론을 엿볼 수 있다.

‘80년 5월 광주’는 여성예술가인 노 작가에 의해 당시의 상황을 간결하면서도 새롭게 해석, 상징적 언어로 동판위에 새긴다.

오목판의 대표격 판화인 동(銅)판화에 수채화 같은 농담(農談)표현이 특징인 ‘아콰틴트 기법’을 주로 사용하는 작가는 80년대 광주에 대한 절망감·죽은 자와 산자의 무게·권력의 횡포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갈망·그리고 죽음 같은 두려움의 그림자 등을 동판화에 아픔과 상처로 새겼다.

작가는 80년대 활동한 여성들 중 5·18을 주제로 작품 활동을 했다. 당시 전남대를 다니며 혼자 시작한 판화를 대학원에서 전문적으로 배웠다. 당시의 아픔을 예술과 매체의 결합을 통해 회화가 가지는 독창성을 판화예술로 시각화했다.

이러한 노 작가의 작품이 한국보다도 프랑스에서 더 알려지는 계기가 된 것도 80년대 판화다. 2000년 이후 프랑스가 노정숙 작가를 초대하면서 그곳의 지역민들은 광주를 알게 됐고 현지에서 큰 호평을 받아 오늘날까지 예술 활동의 주요 무대가 되고 있다.

작가의 작품을 ‘치열하게 아로새긴 예술혼’이라고 말하는 정금희 전남대 교수는 “당시의 기억이 망실되지 않고 여전히 아로새겨져 있음을 확인시킨다”며 “노정숙 작가는 그것을 섬세한 기교와 조화로운 색채, 빛의 효과, 독특한 구도를 사용해 강렬한 느낌으로 전달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둡고 밝게 교차하는 빛은 죽은 이들을 위무하면서, 살아남은 자들의 미안한 마음 역시 여전한 파장으로 일고 있음을 알린다”고 평했다.

노정숙 작가는 “작품 제목 하나도 마음대로 정할 수 없었던 시기의 작품들이 광주에서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며 “묵은 감정을 해소하고 나 스스로를 치유하는 전시인 만큼 전시장을 방문하는 관람객들도 당시의 기억을 되돌아보고 털어버릴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노정숙 작가는 전남대 예술대 미술학과 서양화전공을 졸업했으며 성신여대 대학원 판화학과 졸업, 전남대 예술대 미술학과 미술이론 박사를 수료했다. 또 2015 일본 오타하라 거리미술관 초대전, 한불수교 130주년 기념 에브흐시 초청 초대전 등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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