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황금연휴도 ‘부익부 빈익빈’?

대기업, 연차사용 권고 최대 ‘9일간 휴무’

중소기업·선거종사자 등은 ‘그림의 떡’

#1.전남 여수 중흥동 여수산업단지 내 한 공장에 다니는 이모(32)씨는 5월 초 황금연휴에도 가족과 함께 보내지 못할 전망이다. 연휴기간내로 대기업에 부품을 납품 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내는 이번 연휴기간에 휴가를 내고 아내 부모님이 계시는 필리핀으로 여행을 다녀오자고 제안했지만 회사 측의 눈치가 보여 휴가 신청은 꿈도 못꾼다. 황금연휴는 ‘남 얘기’ 일 뿐이다.

#2.광주광역시 동구에서 어린이 행사 회사에서 근무중인 최모(33·여)씨도 연휴는 ‘그림의 떡’이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일을 하기 때문에 연휴기간에는 가족 단위 방문객이 평소보다 더 몰린다. 최씨는 연휴기간까지 반납하고 특근을 해야 한다.

#3.광주광역시 광산구 SK텔레콤에 다니는 이모(29·여)씨는 내달 초 연휴에 대비해 두 달 전 제주도로 가는 항공편과 게스트 하우스를 예매했다. 올해 20대 마지막인 이씨는 5월 2일, 4일 휴가를 내 혼자만의 시간을 갖으면서 지난 추억을 되새겨 보고 앞으로 미래를 설계할 계획이다.

다음 달 초 황금연휴를 앞두고 중소기업과 대기업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올해도 어김없이 나타날 전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대다수의 중소기업은 5월 초 징검다리 연휴인 ▲근로자의날(5월 1일) ▲석가탄신일(5월 3일) ▲어린이날 (5월 5일) 등에 하루 또는 이틀만 쉬기로했다. 하루도 안쉬는 기업도 있다.

매출과 대기업 등에 제품 납기 등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또 공장 가동을 멈출 수 없는 상황에서 이 업체들은 직원들이 휴가를 가면 대체인력에 따른 추가비용도 부담이다.

특히 올해는 조기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면서 선거 관련 종사자들도 연휴를 즐기지 못한다. 선거관리위원회와 지자체 선거담당 공무원 등은 사전 투표 날인 다음달 4∼5일에 출근해야한다. 사전투표소는 광주 95곳, 전남 297곳이 마련됐으며 투표소 한 곳당 공무원 5명가량이 투입된다.

반면 대기업은 다음달 2일, 4일에 연차를 활용해 휴무하면서 공휴일 사흘을 포함해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최대 9일까지 쉬는 것을 권고하는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때문에 연휴 활용 방법도 차이가 나타난다. 중소기업 종사자들은 연휴기간에도 출근해 일을 하거나 밀린 업무를 처리한다. 대기업 종사자들은 국내·외 여행은 물론 자기 계발 시간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상당수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납품 기일을 맞추기 위해 연휴에도 공장을 가동할 것”이라며 “영세한 중소기업은 쉬는 날도 영세하고, 대기업은 쉬는 날도 크게 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