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 동안 공연 날 빼고는 매일 연습하고 있어요. 그 전에는 (연습을) 하다 말다 했죠. 연습을 하면 후퇴하지 않아요. 그런 건 없어요."

가수 전인권(63)은 특유의 느리고 어눌한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오후 8시에 잤다가 새벽 3시에 일어나서 연습해요. 요즘엔 더 일찍 자요. 전 밤을 좋아하니까, 6시에 자고 새벽 1시 정도에 일어나는 거죠"라고 했다.

전인권의 '연습'은 지난해 사람들에게 힘을 줬다. '최순실-박근혜 게이트'가 터지고 사람들이 광장으로 모여들 때, 전인권이 그곳에 있었다. 연습 덕분에 힘을 잃지 않은 그의 목소리는 '걱정말아요 그대' '행진' 같은 노래들을 타고 상심한 사람들을 위로했다. 전인권은 그렇게 세 차례 무대에 올랐다. "사람들 마음이 허전하고 비어있었잖아요. 그런 사람들이 제 노래를 같이 불러준단 말이죠. 그건 큰 감동이에요. 세월호 유가족들, 실종자 가족들도 있었죠. 제 노래로 그냥 친구가 돼주고 싶었어요."

지난해 광장의 무대에 올랐던 그는 이제 그 광장 옆에 서 있던 세종문화회관으로 가 지친 사람들을 위로한다. 다음 달 5~6일 열리는 콘서트 '새로운 꿈을 꾸다 말해요'는 전인권의 첫 단독 콘서트다. 40년 넘은 세월을 노래한 그이지만 솔로 가수로 콘서트를 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새로운 꿈을 꾸겠다 말해요'는 '걱정말아요 그대'의 한 구절이다. 전인권은 "이게 뭔가 좋아 보였다"고 했다. "박원순 시장이 전화해서 저 가사를 쓰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라고 했죠. 저 문구가 시청 앞에 석 달 정도 붙어있었어요. 좋아 보이더라고요."

전인권은 언제나 삶을 노래했다. 시대의 아픔을 불렀다. 그의 곡들이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은 이유도 그때문이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 OST로 쓰여 가수 이적이 부른 '걱정말아요 그대'는 그해의 히트곡이기도 했다. 전인권은 "밥 딜런도 그렇잖아요. 전 대중의 애환을 좋아해요. 요즘 공유라는 말이 유행인 것 같은데, 공유하는 거죠. 그런 애환을 무대에서 부르고 대화하는 걸 참 좋아해요."

그는 그러면서 과거 공연에서 있었던 일화를 하나 소개했다. 노래를 마치고 관객과 대화를 나누는데, 대학생 한 명이 벌떡 일어서서 질문했다. "힘들 때 어떻게 이겨내야 하나요?" 전인권은 "여기 있는 사람들 다 힘들어요. 감수하는 수밖에 없어요"라고 말했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제 노래 중에 '걷고 걷고'라는 노래가 있어요. 힘들어도 우린 계속 걸어가야 해요. 감수하고 걷다보면 이겨낼 수 있어요"라고 했다.

전인권은 올해 콘서트 뿐만 아니라 새 앨범도 낼 예정이다. 그는 "곡 작업을 열심히 하고 있다. 예정은 6월15일인데, 약간 늦춰달라고 할 생각"이라고 했다. "새 앨범은 사운드가 단순해질 거예요. 가사는, 영화 보면 내용이 다 거기서 거기잖앙요. 가사는 그렇게 될 것 같아요.(웃음) 그렇긴 하지만 음악적으로 보면 리듬과 가사가 일치하는 그런 게 나올 것 같아요." 그는 이어 "제가 실력이 더 늘었거든요. 더 쌓였어요. 더 듣기 편한 노래가 나오겠죠."

 

 

/뉴시스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