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두 번째 대선 TV토론에 앞서 심상정 정의당 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번 대선 토론은 사상 첫 스탠딩 토론으로 진행됐다.

문·안, 질문 포화 속에서 말실수 보여
심 "여성비하 사과하라" 홍 "미안하다"
유승민, 문·안 저격에 집중

 

 5당 대선 후보들은 19일 KBS TV토론회에서 120분간 치열한 난투극을 벌였다. 처음으로 시도되는 스탠딩 자유토론이었지만 어색함을 딛고 치열하고 거친 공방을 벌였다. 후보들은 숨 돌릴 틈 없는 공방에 말실수를 하거나 질문 답변 순서를 헷갈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토론의 백미는 각 후보당 9분동안 자유롭게 토론하는 총량제 토론 시간이었다. 정해진 순서없이 임의로 공방을 주고받는 형식에서 질문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집중됐다.

문 후보는 토론 초반부터 끝날 때까지 북한인권결의안 투표, 사드배치 입장, 국가보안법 폐지,군복무 단축, 복지공약 조달 방안 등에 날선 공격을 받았다. 지난 13일 첫 토론회 때 미소를 띠며 차분하게 임했던 문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는 쉴 틈 없는 질문 홍수에 초반에 당황하는듯 보였다. 토론을 마칠 때쯤 그의 얼굴은 상기됐다.

심상정 후보는 문 후보를 향해 "사드를 찬성하겠다는거냐 안하겠다는거냐. 문 후보가 이쪽저쪽 눈치보기 외교 자세를 보이는 것은 강대국의 먹잇감이 되기 좋은 태도"라고 비판했다. 문 후보는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하고 중국이 제어하는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배치할 수도 있다고 정확하게 답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입장 애매한 안철수 후보에게 질문해보라"고 안 후보를 언급하며 답을 마쳤다.

보수진영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문재인 후보가 노무현 대통령 시절 2007년 북한인권결의안 표결할 때 북한에 의사를 물어봤다는 부분을 집중 공격했다.

유 후보는 "문 후보는 지난 토론회에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하면서 지난 2월 JTBC에서는 국정원 통해서 북한에 물어봤다고 했다. 두달만에 말이 바뀌냐"고 공격했다. 문 후보는 "국정원을 통해서 북한이 어떤 태도를 취할지 파악을 해봤다는 것"이라고 대응했다. 이에 유 후보가 "북한에 물어봤다는 것이잖느냐. 이 문제 굉장히 중요하다"고 반박하자 문 후보는 "북한 태도를 판단하겠다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홍 후보는 "북한인권결의안 문제는 청와대 회의록을 보면 뻔히 나온다. 나중에 거짓말로 밝혀지면 어떡할 것이냐"며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막말하는게 아니라 거짓말 안하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안철수 후보는 토론 시작 초반에 어색하게나마 유머를 시도하기도 했다. 사회자가 "오늘 첫 질문하기 위한 선택의 시간이다. 후보 책상을 보면 1번 버튼과 2번 버튼이 있다. 1번과 2번 중 한쪽을 선택해서 눌러주면 후보들 다수가 선택한 질문지를 내가 읽겠다"고 말했다. 이에 안 후보는 자신의 기호가 3번임을 강조하듯이 "3번은 없습니까 전 3번 누르고픈데"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자유토론 도중 실수도 속출했다. 문재인 후보는 유승민 후보의 이름을 '유시민'으로 잘못 발음했다. 지난 13일 열린 1차 토론회에서도 문 후보는 유 후보 이름을 유시민으로 잘못 불러 정정했었다. 안철수 후보는 유승민 후보에게 질문을 하다가 문 후보에게 해야할 질문도 연이어 말했다. 이에 유 후보는 의아한 표정으로 "문 후보에게 하는 질문 아니냐"고 말했고 안 후보는 "시간이 얼마 안남아서"라고 해명했다.

홍 후보는 지난 토론회에서의 '세탁기' 수준 발언은 없었지만 이번에도 특유의 거친 표현을 이어갔다. 홍 후보는 유 후보가 "홍 후보는 원래 1심 판결나면 출당 정지인데 특별히 징계사면 조치로 출마까지 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당원권 정지시키고 앞뒤 안맞는 염치없는 일 아닌가"라고 몰아붙이자 문재인 후보를 가리키면서 "주적은 저기"라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후보를 향해서 "내가 노무현 대통령이 640만달러 뇌물 받았다고 이야기하니 문 후보가 책임지라 했다. 책임지겠다. 사실 아니면 후보 사퇴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스트롱맨'을 자처하던 홍 후보는 토론 도중 여성비하 발언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다. 그는 전날 한 인터뷰에서 '남성과 여성이 할 일은 정해져있다. 나는 설거지 안한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다른 네 후보들이 한 목소리로 홍 후보의 발언을 문제삼았고 심상정 후보는 적극적으로 사과를 촉구했다. 홍 후보는 "농담이었다"고 말하면서 "미안하다"고 허허 웃었다.

후보들은 이날 토론회에서도 복장에 꼼꼼하게 신경을 썼다. 문 후보는 하늘색 와이셔츠에 금색과 푸른색 줄무늬가 섞인 넥타이를, 홍준표는 이번에도 새빨간 넥타이를 맸다. 안 후보는 녹색 넥타이, 유 후보는 기존 토론보다 짙은 푸른색 넥타이를 착용했다. 심 후보는 1차 토론회에서는 노란색 재킷을 입었지만 이번에는 빨간색 재킷을 입어 눈길을 끌었다. 세월호 추모 리본은 문 후보와 심 후보만 달았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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