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발언, 대선주자들 강력히 대응해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한국이 중국의 일부였다”고 말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가진 인터뷰에서 “시 주석이(6~7일 정상회담에서) 중국과 한반도, 북한이 아닌 한반도(Korea) 역사와 수많은 전쟁에 말했으며 한국은 사실 중국의 일부였다고 말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은 아직 정확한 사실관계가 규명되지 않은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이 강조한 한·중 간의 수천 년 역사를 짧은 시간 듣는 과정에서 오해한 것인지, 혹은 통역 실수인지는 분명치 않다. 그렇지만 공개된 WSJ 인터뷰 기사에는 시 주석의 이 같은 발언이 분명히 명시돼 있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매우 강하게 불쾌감을 표명하고 있다.

만약 시 주석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중국은 한국정부와 한국민에게 정중히 사과해야 한다. 한국의 주권과 한국인의 자존심을 짓밟는, 참으로 오만한 발언이다. 한반도가 역사적으로 중국의 영향권 안에 있었던 것은 맞다. 그러나 결코 중국의 일부는 아니었다. 오히려 경쟁관계였다. 고구려는 오히려 수(隨)와 당(唐)등 대륙왕조의 흥망성쇠에 큰 영향을 끼쳤다.

시 주석의 발언은 ‘중국이 한반도를 관리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으로 여겨진다. 강화되고 있는 한미동맹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한편으로는 미국의 북한에 대한 군사행동을 경계하는 다목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중국의 일부였으니 앞으로도 중국의 일부로 관리하겠다’는 중국의 패권주의적 야심과 속셈을 읽을 수 있다. 경계하고 또 경계해야할 중국이다.

우리 정부의 현명한 외교정책 수립과 실천이 절실하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한국은 열강들의 이해다툼 속에서 안보와 생존을 지켜내야 한다. 자존심도 살려야 한다. 우리의 주권인 사드배치를 놓고 중국으로부터 경제보복을 받아도 아무런 소리도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시 주석의 발언에 대해서도 유감표명 외에는 별달리 할 수 있는 일도 없다.

대선주자들은 진위를 따진 뒤 시진핑의 발언에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 또 국가생존권 유지와 관련된 전략을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 재원대책도 없는 무차별 복지경쟁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살 일이 아니다. 모호한 개념으로 국민들을 편 가르는 ‘적폐논쟁’을 일으키고 확산시키기 보다는 한국의 자존심을 짓밟는 외세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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