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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신 소설가의 남도일보 '남도시론'양두구육(羊頭狗肉) 하는 공약(公約)이 아니길…

양두구육(羊頭狗肉) 하는 공약(公約)이 아니길…

<박상신 소설가>
 

박상신 칼럼니스트
 

중국 제나라 때, 영공(BC 581~554)이 궁중 여인들을 모아 남장 놀이를 했다. 이 놀이는 만백성에게 유행처럼 번져나갔다. 이에 화가 난 영공은 재상 안영에게 그 놀이를 금하도록 명했으나 남장 여인의 놀이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에 안영은 영공에게 진심으로 간언하길 남장놀이를 궁궐에서는 허용하고 궁궐 밖에서는 금하는 것은 “밖에 양 머리를 걸어놓고 안에는 개고기를 판매하는 이치”라고 왕에게 고언을 아끼지 않았다. 여기서 나온 고사성어가 양두구육(羊頭狗肉)이다. 이는 ‘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로 최근 국민들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을 통해 ‘국민 행복시대’ 공약의 겉과 속이 다른 양두구육의 교훈을 뼈아프게 겪은 바 있다.

이제 5월 9일이면 새로운 공화국을 열어갈 대통령이 선출된다. 주권자인 국민은 촛불 민심의 마음을 담아 대선후보들이 내건 공약(公約)을 꼼꼼하게 훑어봐야 한다. 공약과 실천의 인과관계를 면밀히 살피고 따져봐야 한다. 그리고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너무도 황당한 악습과 폐단이 모래성처럼 쌓여 마치 습관화 된 지 오래다. 먹고 사는 경제를 보라.

가계, 기업, 정부는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3주체들이다. 그들은 조화롭게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간다고들 한다. 어느 하나만 삐걱거려도 문제가 생긴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지금 대한민국의 경제가 중병을 앓고 있음을….

국민이 주체인 가계 부채는 1천300조를 넘은 지 오래고 사용 가능한 가처분소득이 최근 몇 년, 근로소득세 증가율보다 낮아졌다. 이는 근로자들의 실질임금이 줄어들었다는 방증임에 틀림없다. 반면 기업들이 그들의 곳간에 쌓아놓은 사내유보금을 보라. 30대 대기업만 하더라도 807조(2016년 기준)가 넘어섰다. 그들은 취업을 앞둔 청년에게 인턴이란 가명을 씌어 적은 급여와 비정규직 채용을 강요했고, 엄청난 사내유보금을 축적했다. 그도 모자라, 해마다 문어발식 성장을 이어나갔다. 고용과는 거리가 먼 ‘고용 없는 성장’을 거듭했다. 다시 말하면 노동자의 임금을 착취해 눈앞의 이윤을 창출했다는 결론밖에 보이질 않는다.

기업의 목적은 무엇인가. 이는 이윤창출과 사회 환원이다.

하지만 그들은 지금 어떠한가. 눈앞의 이윤창출만 혈안이 되었을 뿐, 사회 환원에는 인색한 이리떼처럼 보인다. 아울러 그들은 부패한 정치권력과 손잡고 비교적 손쉬운 이윤만을 추구했으며 상도(商道)는 어디 갔는지, 골목상권이고 뭐고, 자영업자의 생활 터전을 아전인수 격으로 싹쓸이하고 말았다. 지금 이 시각에도 그들의 곳간에는 파멸의 바벨탑처럼 사내유보금이 쌓여만 가고 있다. 그 결과, 경제 양극화는 선순환제도의 자멸이라는 대척점으로 치닫고, 어느새 기업과 가계는 현대판 노예제도처럼 갑을관계가 형성됐으며, 돈이면 무엇이든지 가능한 황금만능주의 사회로 변해 버렸다. 사회 환원이라는 그들의 사회적 책무는 말만 요란할 뿐,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은 그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또 다른 경제 주체, 정부는 어떠한가. 정부는 기업과 가계를 조율하고 상생의 미래를 설계하는 ‘갑 중의 갑’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기득권 패악에 고개 숙였던 정부라고밖에 볼 수 없다. 이젠 각성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계와 기업의 불균형적인 소득구조의 악순환을 과감하게 단절하고, 균형적 상생 관계로 발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야 한다.

며칠 전, 광주지역 자영업, 소상공인 간담회에서 “중소 벤처기업부를 신설해 재벌의 부정적 측면을 혁파하고 사회적 책임을 높이는 한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을 정부 차원에서 직접 육성 지원하겠다”고 문재인 캠프의 경제학자 출신인 이용섭 단장(비상경제대책단)이 밝힌 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지움으로써 이젠 후보들의 공약 실천이 그 무엇보다 중요할 때이다.

어떤 후보든지 또다시 공약을 양두구육(羊頭狗肉) 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국민만 바라보고 묵묵히 실천해 나갈 때이며 그 실천과정은 국민의 권리장전인 대한민국 헌법에서 그 해답을 찾아야 한다. 공약의 이행과 실천은 공정사회, 정의로운 사회,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로 나가는 밑거름임을 대선후보들은 명심해야 한다. 다가오는 5월엔 국민들 얼굴에 밝은 미소만 가득한 날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불어 이젠 선거철마다 거듭되는 북풍(北風)이 다신 불어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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