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국민의당 ‘호남홀대론’ 공방 가열

민주당 “참여정부, 호남인사 정무직 비율 높아” 수치 제시

국민의당 “DJ정부 절반 수준” 반박…같은 자료 다른 분석

광주서 ‘호남홀대론 해명 자료’ 불법 배포…선관위 조사도

야권 텃밭인 호남의 민심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간 ‘참여정부 호남홀대론’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광주 지역에서 호남홀대론에 대한 해명 자료가 불법 배포돼 시선관위가 선거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나서는 등 선거 잡음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 측 박영선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20일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또다시 불거진 ‘호남 홀대론’과 관련 서울대 행정대학원 국가리더십연구센터의 연구 논문을 반박 데이터를 제시했다.

지난 2월 서울대 행정대학원 국가리더십 연구센터가 이승만 정부부터 박근혜 정부까지 대통령이 임명한 정무직 3213명에 대한 지역별 분석결과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제외하고는 호남 출신 차관급 이상 정무직 공무원 인사에서 호남 홀대가 이뤄졌다. 이 논문은 역대 정부의 인구총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인구 대비 정무직 진출 비율을 분석했고 정무직이 인구에 비해 많으면 우대(+), 적으면 홀대 지역(-)으로 분류했다.

이 가운데 호남은 김대중(+4.58%)정부와 노무현(+2.74%) 정부를 제외한 모든 정부에서 인구에 비해 정무직 공무원 수가 적었다. 특히 호남은 이승만 정부(-12.42%)와 박근혜 정부(-10.84%)에서 가장 크게 홀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무직 중 5대 권력기관인 국정원, 감사원, 국세청, 검찰청, 경찰청의 기관장 141명의 지역별 비율을 보면 영남 출신이 46.27%로 가장 높았으며, 호남 출신 비율은 11.94%로 나타났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영남(38.89%), 호남(33.33%)이 비슷한 비율을 보였다.

앞서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 등 참여정부 인사 수혜자 10여 명도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참여정부 시절 호남인사 홀대는 거짓 가짜뉴스”라고 주장하며 190여명의 발탁인사 명단을 실명으로 내놓기도 했다.

반면 국민의당은 “호남홀대론의 실체는 사실”이라며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국민의당 이은방 광주시선대위 총괄본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서울대 국가리더십연구센터에서 분석한 결과 호남 출신 정무직 비율과 호남 인구비율 간 차이에서 김대중 정부는 4.58, 노무현 정부는 2.74로, 노무현 정부는 김대중 정부에 비해 2분의 1 수준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민주당이 호남 홀대가 사실이 아니라며 제시한 같은 자료를 분석해 다른 해석을 내놓은 것이다.

이 본부장은 “참여정부 호남인사 배제는 다른 연구에서도 확인됐다”며 “2013년 차우원·조준택 교수가 발표한 ‘대통령 비서관 인사에 대한 정권별 비교연구’에 따르면 노무현 정권에서 호남 출신 인사가 20.7%로 영남 출신 34.4%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고 이는 김대중 정부의 호남 출신 비서관 43.5%에 비해 절반도 안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노무현 정부가 김대중 정부 때보다 호남 인사 등용률이 낮았던 것을 알 수 있었다”며 “바로 호남홀대론은 ‘악의적 네거티브’가 아니라 실체가 있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광주 남구 노대동에서 ‘문 후보의 호남 홀대론이 사실이 아니다’는 내용의 A4 용지 4장 분량 유인물 수 백장이 배포되면서 잡음이 불거지고 있다. 해당 유인물은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작성해 언론에 보도자료로 배포한 ‘호남홀대론’ 해명 자료와 노무현 정부 당시 발탁된 정무직 인물 리스트 등과 비슷한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선거법상 허용된 선거공보물 외에 개인이 무단으로 유인물을 배포하는 것은 위법하다며 유인물을 뿌리는 사람의 사진을 찍어 검찰에 고발하는 한편 시선관위에 신고했다. 선거 관련 유인물은 선관위에 등록 후 배포하게 돼 있지만, 해당 유인물은 선관위에 신고되지 않은 인쇄물로 조사됐다.

지역정가 한 관계자는 “호남 홀대론이 지역 민심에 끼치는 영향이 큰 만큼 대선이슈로 또다시 부상해 양 당간 신경전이 격화되고 있다”며 “유인물 불법유포에 이어 고발로 이어지는 등 잡음으로까지 번지고 있어 양 당간 치열한 난타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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