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전략적 몰표’19대 대선엔 사라지나…

1997년 직선제 후 野 후보자에 90%대 몰아줘

이번 선거‘野 vs 野’·세대별 온도차 변화 조짐

‘야당 대 야당’의 피 말리는 선거전이 펼쳐지고 있는 제19대 대선이 종착역을 향하면서 야권 심장부인 호남에서 46년 만에 전략적 몰표가 사라질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광주와 전남·북에서 호남 몰표가 표면화된 것은 1971년 제7대 대통령선거 때부터다.

당시 민주공화당 박정희 후보는 경남·북에서 70%대 중반, 부산·충청·강원·제주에서 50%대 중·후반의 지지율로 신민당 김대중(DJ) 후보를 누르고 3선에 성공했다. 총득표율은 박정희 53.2%, 김대중 45.2%다.

김 후보가 과반을 넘긴 곳은 단 3곳이다. 서울과 전남(광주 포함), 전북 등이고, 이 중 전남과 전북은 60%대 지지율을 보였다. 전남만 보면 김대중 63%, 박정희 34%로 DJ에게 압도적으로 표가 쏠렸다. 앞선 5, 6대 때 박 후보가 우위를 보였던 ‘호남 표심’이 ‘호남 소외론 대 영남물품 불매 운동론’으로 대표되는 영·호남 지역주의와 거물 정치인 DJ의 등장으로 순식간에 역전됐다.

박정희 군사정권하에 실시된 8∼12대 간선제를 거쳐 직선제가 부활한 1987년 13대 이후 호남 몰표는 더욱 고착화됐다. 13대 대선에서는 민정당 노태우 후보가 36.6%로 김영삼(28%), 김대중(27%) 후보를 제치고 역대 최연소 득표율로 당선된 가운데 호남에선 광주 94%, 전남 90%, 전북 83%가 DJ에게 표를 몰아줬다.

14대 때는 여당인 민정당, 김영삼의 통일민주당, 김종필의 신민주공화당이 3당 합당 후 보수표에 힘입어 김영삼 당시 민주자유당 후보가 42%의 득표율로 대권을 거머쥔 가운데 호남에선 “호남고립화를 위한 3당 야합”이라며 또 다시 광주 95%, 전남 92%, 전북 89%가 DJ를 지지했다.

야당으로의 실질적 정권교체가 이뤄진 15대에서도 광주, 전남, 전북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에게 5% 미만의 지지를 보인 반면 새정치국민의회 후보였던 DJ에게는 나란히 97%, 94%, 92%의 몰표을 던졌다. 이어진 2002년 16대 대선에선 노풍(盧風·노무현 바람)의 진원지로 떠오르며 광주 95%, 전남 93%, 전북 91%가 노 후보에게 힘을 실었다.

보수진영인 이명박, 박근혜로 정권이 넘어간 17대, 18대 대선에서도 호남은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게 80∼90%의 몰표로 지지했다.

그러나 이번 19대 대선에서는 전략적 호남 몰표가 사라질 공산이 크다.

우선 야권이 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양분된데다 지역 정가도 양강 구도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20∼40대는 민주당 문재인, 60대 이상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게 표심이 쏠리고 있고 50대는 지지세가 반반으로 나뉘는 등 세대별 양극화가 뚜렷해 표 갈림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호남 출신 대선 후보가 없는 점도 몰표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반면 두 유력 주자 캠프는 각각 ‘6대 4 승리’를 점치면서도 몰표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

문 후보 측은 “국민의당이 시도 중인 보수 정당과의 연대가 제2의 3당 야합, 국정농단 세력과의 손잡음으로 각인될 경우 표가 확 돌아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안 후보 측은 “호남의 여당인데다 바닥 반문정서가 여전히 강하고 ‘샤이 안철수’가 수면위로 올라오면 ‘제2의 안풍’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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