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 결과 내년 지방선거 영향 미칠까

광주·전남 지방의원 선거운동 ‘사활’

2野 체제, 대선 승패 따라 셈법 ‘복잡’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소속 광주·전남 지방의원들이 이번에 치러지는 19대 대선 선거운동에 그 어느때보다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 해 4·13 총선을 계기로 지방 의원들도 2野 체제로 재편되면서 경쟁구도가 치열해진데다 대선 결과가 내년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칠 거라는 위기감이 고조되면서다.

이 때문에 지방의원들은 선거운동 기간 자신의 지역구를 중점적으로 돌며 당내 대선주자 지지 호소와 더불어 자기 홍보와 인지도 쌓기에도 열을 올리고 있는 분위기다.

30일 지역정가에 따르면 광주·전남 지방의원들은 19대 대선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17일부터 지역구 위주의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며 선거운동에 사실상 올인하고 있다. 체육대회, 종교행사 등 크고 작은 행사를 빠짐없이 참석하는가 하면 경로당이나 재래시장 등을 찾아 바닥민심을 훑고 있다.

당내 대선주자의 선거 승리를 위한 당연한 행보지만 이전 대선 선거운동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라는 게 지역 정치권의 반응이다.

지방의원들은 지난 2012년 대선까지 지역에서 당내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해 공천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목적이 주를 이뤘다.

이는 광주·전남이 민주당과 국민의당 체제로 재편되기 이전까지는 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공식이 확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해 4·13 총선 직후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일부 탈당으로 지방의원들도 양당 체제로 재편되면서 내년 지방선거는 총선 때와 마찬가지로 치열한 경쟁 체제가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지방의원들은 이번 대선 결과가 내년 선거 승패에 향방을 가를 것으로 분석하고 전력투구에 나서고 있다.

특히 양 당체제가 뚜렷히 나타나는 광주시의원(더민주 12명·국민의당 9명)과 전남도의원(더민주 30명·국민의당 25명)들의 기싸움이 치열하다.

양 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의 경우 선거 중립 의무 탓에 선거운동에 직접적으로 나서지는 못하고 있으나 대선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긴 마찬가지다.

우선 민주당 소속 시·도 의원 등은 원내 1당이라는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국민의당에 정권을 뺏길 경우 총선 때의 쓰라린 기억을 내년 지방선거에서 다시 한번 경험할 수 있다는 분위기다.

국민의당 소속 지방의원들의 불안감도 크다. 이번 대선에서 패한다면 내년 자신들이 치러야 할 선거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데다 민주당에서 탈당한 뒤 당적을 옮긴 의원들이 대다수라 사실상 국민의당의 선전이 절박한 심정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두고 대선 기간 열성적으로 선거운동에 나선 당내 잠재적 공천 경쟁 후보들보다 돋보여야 한다는 점도 필사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로 꼽힌다.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일부 시·도의원들은 대선 공식선거운동기간 되려 자기 홍보와 인지도 쌓기에 주력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특히 지역구를 돌며 바닥민심을 훑는 절호의 기회로 판단하고 전략적으로 움직이는 의원들도 눈에 띈다.

광주 지역 한 지방의원은 “만일 우리 당이 대선에서 진다면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확신할 수는 없다”며 “이번 기회에 대선 선거운동도 하면서 바쁜 의정활동으로 그동안 면밀히 살피지 못한 지역구 민심을 청취하고 내 인지도 쌓기도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번 대선에서 승리한다 하더라도 내년 지방선거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거나 되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통상적으로는 대통령 선거 6개월 뒤에 지방선거가 치러져 대선 결과가 영향을 미쳤으나 이번에는 지방선거가 대통령 취임 1년 후인 내년 6월 예정되면서 대선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내년 지방선거 시점에 사실상 국정 운영 1년 평가가 이뤄지면서 차기 대통령이 지역민의 기대감에 부응하지 못할 때 역풍도 우려된다는 시각이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지역 의원들이 자신들의 정치인생이 걸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대선 결과 후폭풍에 따른 유불리 셈법을 따지느라 그 어느때보다 열성적으로 대선선거운동과 자기 홍보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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