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군의 국립심혈관센터 유치, 희망이 보인다

장성군의 국립심혈관센터 유치, 희망이 보인다

<유두석 전남 장성군수>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는 어디일까? 정답은 바로 ‘머리에서 심장까지!’. 실제로 사람의 머리와 가슴까지의 거리는 30㎝에 불과하지만, 가슴으로 느끼기에는 한평생이 걸리기도 한다. 웃어 넘기기에는 그 의미가 사뭇 진지하다.

그런데 요즘 우리의 머리와 심장이 심각하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6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2015년 우리나라 사망 원인은 암(28.3%), 뇌혈관질환(10.5%), 심장질환(9.0%), 당뇨병(4.0%) 순으로 나타났다.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암’이 국민의 생명을 가장 위협하고 있지만, 눈여겨 볼 것은 암에 이어 높은 비중을 보인 심뇌혈관 질환이다.

뇌혈관질환과 심장질환, 당뇨병은 모두 심뇌혈관 질환에 속한다. 여기에 사망원인 9위인 고혈압성 질환까지 더한다면 약 25.4%에 이르는 국민이 1위인 암 못지않게 심뇌혈관 질환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의학 전문가들은 심뇌혈관 질환이 우리나라 국민의 주요 사망원인으로 늘어난 것을 두고 급격한 고령화가 여러 원인 중 하나라고 풀이했다. 노화가 진행될수록 혈관이 약해지고 그로 인해 고혈압, 당뇨, 치매와 같은 혈관계 질환도 늘어났다고 보는 것이다. 이 때문에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식습관과 생활환경의 변화로 발생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젊은 사람들도 많이 겪고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의 고령화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고, 변화된 환경의 영향으로 뇌심혈관계 질환 발생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는 국가가 관리하고 예방하도록 나서야 한다.

장성군은 국민 건강을 크게 위협하고 있는 뇌심혈관계 질환을 종합적으로 관리할 전문 의료기관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지난 2007년 전남대병원과 손잡고 ‘국립 심혈관센터’의 장성 건립을 정부에 제안했다.

건립지가 ‘장성’이어야 하는 이유는 많다. 우선 고령화가 가장 빨리 진행되고 있는 전남에 노인성 질환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의료기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장성은 광주광역시와 이웃하면서 전남과 전북의 중심지에 있어 전국 어디에서나 접근성이 좋다. 특히 장성군 남면에 있는 나노산업단지는 광주과학기술원과 한국광기술원이 있는 광주연구개발특구에 포함되어 있어 첨단의료기술과 기기 개발에 주변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힐링의 명소로 알려진 축령산 편백림을 활용한 재활치료 요양 인프라가 갖춰진다면 최적의 입지로 손색이 없다.

이 같은 청사진을 세우고 장성군은 2007년 전남대병원과 공동으로 국립심혈관센터 건립을 제안한 것을 시작으로 심혈관계 의료기기 국제공동연구 개발 및 투자유치 협약을 체결(2007년 12월)하고, 국립 심혈관센터 추진을 위한 정책포럼을 개최하는 등 전방위적 노력을 했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얻지는 못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국립심혈관센터 건립의 불씨가 다시 타오르고 있다. 민선 6기 들어 장성군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국립심혈관센터 유치계획을 새롭게 다듬고, 올해 2월에는 군청의 주요관계자와 심혈관분야 의료 전문가, 언론인 등으로 구성된 국립심혈관센터 건립 실무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였다. 위원회는 매주 회의를 개최하여 센터건립을 위한 기획보고서를 작성하고, 새롭게 들어설 정부의 중요 정책 추진과제로 선정되도록 대외적 활동도 적극적으로 하여 유력 대선후보의 공약에 포함시키는 데 성공했다. 국립심혈관센터 건립이 이제 첫 단추를 끼우는 시작에 불과하지만 장성군의 적극적 노력으로 전남도와 광주광역시도 함께 힘쓰고 있어 설립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도 높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초고령사회인 일본은 40년 전에 심혈관센터를 건립했다고 한다. 고혈압, 당뇨는 중년층에게도 흔한 질병이 되었고, 노년층에 빈번하게 발생하는 뇌출혈, 뇌경색, 치매 등 질환은 한번 발생하면 엄청난 의료비 부담까지 더해져 건강뿐 아니라 한 가정의 경제까지 위협하는 경우가 많다. 이제는 공공의 영역에서 국민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국가적 관리가 필요한 때이다. 전남과 광주지역민들이 최고의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장성군의 ‘국립 심혈관센터’ 유치 노력에 많은 응원과 지지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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