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의 5·18 기념식과 광주의 적폐청산

제37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기념식이 감동 속에서 치러졌다. 지난 18일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거행된 기념식은 진정한 의미의 국가권력과 희생자·유족들 간의 화해가 이뤄진 화합의 장이었다. 그리고 진실은 제 아무리 험난한 탄압과 질곡을 겪더라도 반드시 승리한다는 사실을 보여준 감동의 장이었다. 감격과 감동, 눈물의 기념식이었다.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슬픔과 기쁨을 국민과 함께 하는 대통령’의 모습이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문 대통령은 낮은 자세로, 그리고 진심 어린 마음으로 기념식에 임했다. 민주의문부터 기념식장까지 걸어서 이동했으며 유족의 추모사에 함께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참석자들과 목청껏 불렀다. 대통령과 국민이 한 몸이었다.

기념식을 지켜보던 광주시민들은 “이것이 제대로 된 5·18기념식이다”며 “이제야 나라가 나라답게 돌아가는 것 같아 행복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윤장현 광주광역시장 역시 기념식이 끝난 뒤 “기념식은 감동 그 자체였다”며 “눈물로 뒤범벅이 된 광주시민들이 ‘이게 나라다’라고 연신 되뇌였다”고 밝혔다. 또 “한(恨)의 눈물이 감격과 기쁨의 눈물이 됐다”고 말했다.

제37주년 5·18 기념식은 분명히 감동적이었다. 광주는 감격했고 광주시민들은 북받친 감동에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전 국민들이 이런 감동과 환희로 기념식을 바라보았느냐는 점은 별개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국민적합의)가 이루어 지지 않은 상황이라 ‘임~’을 부르지 않은 것”이라고 말한 것은 아직도 5·18에 대한 국민편견이 상당함을 시사하고 있다.

5·18 기념식이 감동으로 꽉 채워졌던 것은 과거의 적폐들이 물리쳐지는 것을 국민들이 현장에서 목격했기 때문이다. 국민위에 군림하던 권력, 국민들이 부르고 싶은 노래를 아집으로 한사코 막았던 권력, 국민을 밀쳐내던 거칠었던 경호, 대통령 참석을 이유로 기념식장에 들어올 사람들을 골라내던 권력이, 국민을 우선으로 하는 권력으로 바뀐 것을 본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광주가 국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할 차례다. 광주가 바뀌고 낮아져 감격을 안겨줘야 한다. 그래야 극우보수 인사들이 기념식장에서 목청껏 ‘임~’을 함께 부를 것이다. 거친 운전을 버리고, 횡단보도의 시민을 보호하고, 서로 양보하고, 아끼는 광주·전남 주민이 돼야 한다. 우리가 지닌 적폐가 무엇인지, 어떻게 그것들을 버려야할지를 고민해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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