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와 호사다마(好事多魔)

문재인 정부와 호사다마(好事多魔)
오치남 남도일보 편집국장의 우다방 편지
 

호사다마(好事多魔). ‘좋은 일에는 탈이 많다’는 뜻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 2주가량 지나면서 언뜻 떠오르는 고사성어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초 기대를 뛰어넘어 ‘통큰 행보’를 보이면서 ‘참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역대 대통령이 모두 취임 초기에는 문 대통령과 비슷했다고 항변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날마다 신문이나 뉴스를 보는 것이 즐겁다”는 말은 문 대통령이 역대 다른 대통령과 다르다는 점을 방증해주고 있다. 시쳇말로 ‘너무 잘 나가다가 한방에 훅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정도다.

실제로 지난 22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의 19대 대선 직후 5월 3주차 주간집계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첫번째 국정수행 평가에서 긍정평가는 81.6%로 부정평가 10.1%보다 8배나 높았다.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긍정평가)는 박근혜 전 대통령(취임 1주차 긍정 54.8%, 부정 36.2%)보다 26.8%포인트, 이명박 전 대통령(긍정 76%, 부정 18.4%)에 비해서도 5.6%포인트 앞섰다고 리얼미터는 밝혔다. 광주·전라지역 긍정평가는 94.5%로 부정평가 3.4%를 크게 웃돌았다. 이번 조사는 CBS라디오 의뢰로 지난 15∼19일 5일간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천526명을 대상으로 무선 전화면접(19%), 무선(61%)·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방식,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1.9%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한국갤럽이 발표한 5월 셋째주(16~18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7%가 문 대통령이 향후 5년간 직무 수행을 잘 할 것이라고 답했다. 광주·전라 지역 96%가 잘 할 것이라고 응답했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41.1%의 득표율로 당선된 대통령이라고 믿기 어려운 대목이다.

문 대통령이 초반 탄탄대로를 걷는 것은 그의 간절함과 절실함에서 나오지 않았을까. “이게 나라냐”고 울부짖었던 ‘촛불민심’을 “바로 이게 나라다”고 달래줘야 하는 역사적 소명을 띠고 출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가장 밑바탕에는 ‘영혼이 순수한 인간 문재인’이 깔려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양정철 전 청와대 비서관 등 최측근들의 아름다운 퇴장이 문 대통령의 광폭행보를 가능케 하지 않았을까.

개혁과 통합을 외치면서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초반 키워드는 ‘파격 인사와 행보’다. 하지만 엄밀히 따져보면 이명박·박근혜 정부때 헝클어뜨린 것을 바로 잡는 ‘정상적인 인사와 행보’다. 문 대통령은 이낙연 전 전남도지사를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했다. 전남 영광군 법성면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이 후보자가 24·25일 국회 인사 청문회를 통과하면 문재인 정부 초대 총리로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는 약간의 흠결이 있으나 국민 통합과 내각 조정, 여야간 협치(協治)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전남 장흥, 장하성 정책실장은 광주출신이다.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옛 홍보수석)인 윤영찬 전 네이버 부사장은 전북 전주,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겸 정책특보에 임명된 이용섭 전 장관은 전남 함평 출신이다.

법조계에도 호남 출신 인사 중용이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내놨던 약속들이 지켜지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의 ‘호남인사 홀대론’을 바로 잡으려는 의지가 문 대통령에게 짐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인사 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과 4대강 사업 재조사 등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은 거침이 없다. 검찰 개혁과 정경 유착 근절, 각종 부조리 척결 등 적폐 청산 행보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 대통령에게 표를 주지 않았던 국민들까지 합세해 박수를 보내고 있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넘어야할 산도 너무 많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협치를 이끌어 내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내각 구성을 하는 과정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여전히 ‘문재인 대통령을 문제 있는 대통령’으로 폄훼하는 국민들도 많다. 초창기 ‘국민의 대통령’이란 평가가 5년내내 쭉 이어지길 바라고 있으나 100% 장담할 수도 없다. SNS(Social Networking Service) 시대를 맞아 국정 수행을 잘못할 경우 민심은 1분1초에 돌아설 수 있다. 부디 지금처럼 5년내내 호사다마 없이 날마다 국민에게 웃음을 주는 대통령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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