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기름유출 피해 보상 지지부진

인양업체, 선판매 후보상 입장 되풀이

어민들 “우리도 국민이다” 보상 촉구

세월호 인양과정에서 발생한 기름유출로 피해를 입은 진도 어민들에 대한 보상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양업체 측이 선판매 후보상 입장을 고수하는 동안 어민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28일 전남 진도군에 따르면 세월호 인양과정에서 잔존유 50㎘ 가량이 유출돼 진도군 조도면 일대 해역 2만2천㏊를 덮쳤다. 이 사고로 동·서거차도 등 조도면 주민들의 양식장 등 554.5㏊에 피해가 발생했다. 피해 규모만도 135어가에서 34억여원을 신고했다.

하지만 보상책임이 있는 인양업체는 사고발생 두달이 지나도록 ‘선판매 후보상 고려’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어민들이 6월말까지 미역을 채취해 판매한 다음 팔리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만 보상을 고려하겠다는 것이다. 조도면 어민들 대부분은 미역 양식업을 하거나 양식장에 종사해 생계를 유지해 왔다.

이에 3년전 세월호 사고 당시에도 기름유출로 피해를 입었던 동·서거차도 주민 70여명은 지난 26일 세월호가 거치된 목포신항에서 생존권 보장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어민들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통해 “1년 살림을 책임지는 미역양식장이 큰 피해를 입었다. 그런데도 피해보상은 뒷전”이라며 “100여 명의 작은 섬 동거차도 주민도 대한민국 국민이다. 우리의 눈물을 외면하지 말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또한 항의의 의미로 직접 생산한 미역을 가져와 목포신항 앞길에 쌓아두기도 했다.

소명영 동거차도 어촌계장은 “팔리지도 않는 미역을 채취해서 무엇을 하라는 것인지, 창고에 미역이 쌓여만 간다”면서 “보상이 이뤄지지 않아 생계마저 막막하다”고 밝혔다.
진도/하강수 기자 hgs@namdonews.com·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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