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수묵회화100점…선현의 간찰·서화류도 선봬

‘먹산수 화가’ 조방원 선생의 회화세계를 엿보다!
광주시립미술관 오는 8월 15일까지 ‘雅山 조방원’展
전통 수묵회화100점…선현의 간찰·서화류도 선봬
 

아산 조방원 作 ‘고사관폭도(高士觀瀑圖)’

전통 수묵회화를 계승해 수묵의 독창적인 회화세계를 구축했던 아산(雅山) 조방원(1929~2014)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광주시립미술관은 6월 2일 오후 4시 미술관 본관 1·2전시실에서 ‘雅山 조방원-나그네를 기다리는 그 어느 산속의 집으로’전 개막식을 갖고 오는 8월 15일까지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한국의 격변기 속에서 전통의 계승과 변화를 겪었지만 지고지순하게 수묵화로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이룩한 한국 근현대미술의 대표적인 화가 아산의 작품을 마주할 기회다.

아산은 산수풍경 등을 줄곧 수묵으로 그려 ‘먹산수 화가’라고 불리기도 했다. 그는 한국 농촌의 일하는 사람들의 풍경을 특유의 이상적 아름다운 풍경으로 보고 이를 즐겨 그렸다. 마음속 깊이 가장 가고싶은 공간, 무엇이든 수용할 수 있는 고향과도 같은 편안한 공간, 마음 속 모든 산수를 함축할 수 있는 이상세계를 화폭에 담았다.

그는 선진 문물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던 한국 근현대 유학파 미술인들과는 달리 전남 목포에서 그림을 배웠으며, 가장 두드러지게 활동했던 시기에도 광주에서 작품 활동을 펼쳤다.

특히 남도의 자연에서 청아함과 함께 부드럽고 따뜻한 정경과 동시에 강렬한 에너지와 생명력을 수묵 특유의 조형적 특징을 살려 독자적이고 개성적인 작품 세계로 자신만의 회화세계를 펼쳤다.
 

아산 조방원 作 ‘귀동(歸童)’

조방원 선생의 작품 ‘귀동(歸童)’은 소를 끌고 일하러 가는 농부, 방아 찧는 아낙네, 나무에 둘러싸인 찌그러진 초가집, 염소를 끌고 가는 소년 등이 담겨있다. 이 작품은 우리네 농촌 풍경을 한국 특유의 이상적 아름다움으로 여긴 선생의 뜻을 여실히 보여준다.

선생의 2000년대 작품 ‘고사관폭도(高士觀瀑圖)’는 한국전쟁과 분단, 현대화와 산업화 등 격변기 한국 사회의 특수 상황에서 이상세계를 담은 산수화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농촌 풍경을 담은 이 작품은 당시 현실 상황과는 괴리된 것일 수 있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도시인들에게 마음의 안식처인 산수의 의미를 다시금 일깨워준다.

또 이번 전시에서는 전통 유묵의 계승을 위해 수집했던 선현의 간찰과 서화류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조방원 선생은 광주를 중심으로 작품활동을 하며 문화예술과 관련한 여러 일들을 도모했다. 평소 서화류와 간찰을 수집했던 그는 자신이 수집한 서화류와 간찰들, 성리대전 목판각 등이 잘 전해질 수 있도록 자신의 개인 부지를 전남도에 기증해 옥과미술관을 건립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후에도 그는 생생한 역사와 선인들의 생각이 담긴 간찰들의 소실을 안타까워 하며 이를 한곳에 모으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고, 이들을 분류하고 정리하는데도 힘썼다.

조진호 시립미술관장은 “너무도 급격한 근대화, 서구화, 현대화의 변화 속에서 우리의 소중한 것들이 사라지고 있지 않은지 뒤돌아 봐야 한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아산 조방원의 작품세계와 더불어 그가 줄곧 붙잡았던 전통의 의미와 현대의 수묵화에 대한 의미를 되새겨 보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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