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이 대출을 늘리며 부실 위험도 커지고 있다.

2일 대출을 취급하지 않는 BC카드를 제외한 7개 카드사의 1분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신한과 롯데카드를 제외한 5개 카드사의 연체채권비율(1개월 이상)이 전년 말 대비 상승했다.

신용카드채권은 현금서비스(단기대출)와 카드론(장기대출), 신용판매대금(카드 이용액) 등을 포함한다.

국민카드의 1분기 연체채권비율은 1.54%로 전분기(1.47%)보다 0.07% 악화됐다. 더욱이 3개월 이상의 연체를 산정하는 부실(고정이하)채권비율은 1.38%로 3개월 전에 견줘 0.1% 뛰었다.

삼성카드와 현대카드, 우리카드의 연체채권비율은 1.27%, 0.62%, 2.19%를 기록해 각각 0.11%, 0.03%, 0.04% 상승했다.

통상 1분기에는 설날과 신학기 등의 계절적 요인으로 돈 쓸일이 많아 전년 말보다 연체율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국민카드와 우리카드, 하나카드는 1년 전인 작년 1분기에 견줘서도 연체율이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카드사의 채권 부실화가 빨라지는 것은 가계의 소득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신용판매나 카드 대출이 늘어나서다.

특히 지난해 카드대출(현금서비스·카드론) 이용액은 97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조3000억원(3.5%) 불었다. 저금리가 계속되면서 조달비용이 적게 들자 카드사가 수익성이 좋은 대출을 대폭 늘린 것이다.

일부 카드사는 대출 리스크 관리에서 허점이 드러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이 대출 자산이 크게 증가한 국민카드와 롯데카드, 하나카드를 상대로 현장점검을 벌인 결과 국민과 롯데가 경영유의 조치를 받았다.

경영유의 및 개선사항은 금융회사의 주의 또는 자율적 개선을 요구하는 행정지도적 성격의 조치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민카드의 지난해 말 가계대출 잔액은 5조6030억원으로 1년 전보다 8368억원(17.6%) 증가했다. 특히 작년 4분기에는 2967억원(5.6%)이 늘어 업계 평균 증가율(1.9%)보다 3배 가까이 높았다.

아울러 수십만 명의 회원이 다중 채무자인데다, 7~10등급의 저신용자 비중도 상당해 향후 금리 상승 시 가계의 상환능력이 나빠지면 부실 위험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이에 앞서 롯데카드도 카드론(장기대출) 취급을 과도하게 늘려 금융당국으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롯데카드는 2014년 6월 이후 카드론 취급대상 선정기준과 이용가능한도 산출기준 변경 등을 통해 카드론 이용 대상과 이용가능한도를 확대했다.

이 과정에서 카드론 이용금리를 정상금리 대비 40~50% 할인하는 등의 프로모션을 지속적으로 실시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6월 말 카드론 잔액(2조4744억원) 중 7등급 이하 저신용자 잔액 비중이 30.1%로 전업카드사 중 가장 높은 수준에 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사들의 자산 건전성이 크게 나빠지지는 않았다"면서도 "저신용자·다중채무자 등 부실위험이 높은 회원에 대한 카드론 취급 비중이 과도하게 확대되지 않도록 하는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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