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채권단, 상표권 사용조건 수정안 제시

더블스타와 협의…27~28일께 주주협의회서 최종 결정

박삼구 회장, 수용 여부 관심…“접점 찾기 쉽지 않을 듯”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상표권 사용과 관련, 마지막 수정 제안을 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과연 박 회장이 이를 받아들일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금호타이어 채권단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27일이나 28일 주주협의회를 열고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에 관한 최종 수정안을 결정한 뒤 박 회장측에 최후 통첩을 보낼 예정이다. 채권단은 최후 통첩을 보낼 때 금호산업측에 회신 날짜를 못 박는다는 계획이다. 만약 수정안을 금호산업이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박 회장의 경영권 회수를 본격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은 금호산업이 사용료율과 사용기간에 대한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으면 이달 말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 1조3천억 원에 대한 연장을 거부한다는 입장이다. 채권 만기 연장이 거부되면 금호타이어는 법정관리에 들어갈 수 밖에 없고 이 경우 채권단은 차입금 담보로 쥐고 있는 박 회장의 금호홀딩스 지분 40%를 행사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금호홀딩스 지분 40%가 매물로 나온다면 박 회장의 지배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으며 자칫 그룹 해체 수순을 밟을 수도 있다는 게 채권단의 계산이다. 박 회장 측이 최후 통첩에 입장 변화를 보인다면 채권단은 더블스타에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채권단의 강한 압박에도 불구하고 금호산업 측은 ▲매출액 대비 0.5% 사용료율 ▲사용기간 20년 보장 ▲해지 불가 등에 대한 입장을 바꾸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박 회장과 금호산업이 채권단의 강한 압박에도 불구하고 버틸 수 있는 것은 민주당의 집권에서 비롯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당장 금호타이어를 중국계 기업인 더블스타에 매각할 경우 호남에서 집권 세력을 향한 여론이 안좋아질 수 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선거 기간동안 금호타이어 매각 불가론을 외쳤다는 점은 금호산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장 교체설이 나오고 있다는 점도 금호산업에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박 회장은 2009년 금호타이어가 채권단으로 넘어갈 때 사재를 출연한 대가로 ‘우선매수권’을 부여받은 상태다. 더블스타와의 매각 과정에서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매각이 불발될 경우 우선매수권을 다시 행사할 수도 있다.

지역경제계 관계자는 “최근 금호고속을 다시 품에 안으며 그룹 재건에 나선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가 더블스타에 쉽게 넘어갈 수 있도록 협조할 이유가 별로 없다”면서 “채권단이 채권 만기 연장 거부 카드도 쉽게 꺼내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정응래 기자 jer@namdonews.com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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