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광주야시장과 충장축제가 몰락한 이유

남광주밤기차야시장(남광주야시장)이 개장 8개월여 만에 존폐 위기에 몰렸다. 방문객 감소에 따른 매출하락, 청년 상인들과 기존 상인회와의 자리갈등,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소음민원제기에 따른 야간공연 축소, 전력설비미비에 따른 간헐적 정전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맞물리면서 청년 상인들은 시장을 떠나고 방문객은 줄어드는, 악순환이 시작되고 있어서이다.

개장 초기 인기를 모았던 남광주야시장이 시민들이 즐겨 찾는 광주의 명소로 정착하지 못한 것은 행정기관이 야시장의 모양 갖추기에 예산을 집중했을 뿐 자생력을 갖춘 운영시스템 마련에는 소홀했기 때문이다. 개장 초기 화려한 조명과 공연 등으로 일단 시민들의 관심을 받는 데는 성공했으나 콘텐츠 부족과 민원에 따른 야간공연 단축으로 흡인력을 잃었다.

남광주야시장의 방문 유도 책은 ‘먹거리’와 ‘볼거리’다. 그런데 먹거리는 광주시내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것이고, 볼거리 역시 특정 공연단의 반복공연으로 흥미를 유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원받은 국·시비 10억 원 중 9억8천만 원이 이동 매대 제작과 조명·아케이드 설치, 광고·홍보, 운영 등 외양 갖추기에만 집중 사용된 것도 콘텐츠부족이 초래된 이유다.

가장 큰 문제는 남광주야시장이 시장 자체의 고유 매력을 자산으로 해 생겨나지 않고 이동 매대나 공연 등 외부수혈을 통해 급조됐다는 것이다. ‘이벤트성 시장’의 특성상 당장은 예산을 쏟아 부어 여러 이벤트를 통해 방문객을 끌어 모을 수 있었으나 예산고갈과 청년·기존상인들 간의 내부갈등, 민원제기에 따른 공연 제한 등이 야시장활성화를 가로막은 것이다.

일반적으로 거리·시장 축제는 지역문화·특산물과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어야 생명력이 길다. 거리축제는 지역주민들의 합의하에 최소한 수십 년 동안 지역공동체가 공유해온 삶과 문화를 집중적으로 드러냄으로써 외부인들의 관심과 방문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충장축제가 최근 들어 평범한 축제로 전락하고 있는 것은 지역민의 자발적 참여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충장축제는 행정기관이 거액의 예산을 투입, 연예기획대행사를 내세워 프로그램을 만들어낸 외부 조달 형 축제다. 지역민들이 거리퍼레이드에 나서기는 했지만 사실상 동원의 성격이 짙다. 충장축제의 주제인 ‘추억’과 관련이 없는 공연 등이 주를 이루면서 ‘잡탕축제’가 돼 버리고 있다. 지역민들의 흥이 없으니 야시장이 한산해지고 충장축제가 시들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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