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신용동민 3만여명…“시민 맞나?”

주민센터·파출소·소방안전센터 남의동네 얘기

범죄·화재 발생에 취약 …사실상 ‘도심 속 오지’

광주광역시 북구 인구 3만명 가량이 행정, 치안, 소방 안전 사각지대에 있다. 북구와 광산구를 잇는 첨단 대교 인근 이른바 첨단 2지구를 포함한 신용동 주민들이 공공복지 혜택에서 소외되고 있음에도 관할 행정기관인 북구청을 비롯해 지역 정치권, 치안, 소방 담당기관은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29일 광주시와 북구청, 북부경찰서, 북부소방서에 따르면 북구 첨단2지구가 속한 신용동은 2010년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조성한 택지지구와 첨단산업단지 일부 제조업 단지가 조성된 곳이다. 중흥 S클래스784가구, 첨단2지구 제일풍경채 리버뷰 613가구, 호반베르디움 1천389가구, 한양수자인 리버뷰 1천254가구, 부영 사랑으로 1천777가구 등 2020년까지 8만명 정도가 입주할 것으로 전망되는 대규모 신규 택지 지구이다.

여기에 첨단산업단지가 형성돼 있어 실거주 인구와 유동 인구를 합하면 현재는 대략 4~5만명(추정) 정도가 생활권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신용동에는 실생활에 필수적인 행정 민원을 소화하는 주민센터가 없는 상태다. 주민들은 신용동에서 3㎞ 정도 떨어진 건국동 주민센터를 이용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치안을 담당하는 파출소 역시 없다. 신용동은 건국지구대가 관할하고 있다. 건국지구대는 건국동을 비롯해 법정동 13개를 관할하고 있고 34명의 경찰 인력으로 총 8만2천434명의 주민들의 치안을 담당하고 있다. 제대로 된 치안안전을 확보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인력이어서 신용동까지 관할하기는 사실상 버거운 상태다.

화재·응급 구조 상황시 기댈 곳인 소방안전센터도 신용동 주민들에게는 남의 이야기다. 신용동에서 화재 응급 구조 상황 발생시 북구 일곡동과 동림동, 첨단 119안전센터에서 출동하지만 도착 시각은 대략 15분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골든타임 5분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다. 현재 소방당국은 신용동에서 가까운 곳에 건국·양산 안전센터 건립을 계획하고 있지만 부지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양수자인 리버뷰에서 거주하는 이승우(43·여)씨는 “3만명이 넘은 주민들이 사는 곳에 주민센터가 없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더욱이 긴급한 상황시 꼭 필요한 파출소와 소방안전센터가 멀어 주민들은 불안할 수 밖에 없다”며 “사실상 ‘도심 속 오지’로 볼 수 있는데 행정 당국의 조속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재승 건국동장은 “올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에는 법적으로 분동할 수 있는 인구수 5만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주민센터 설치가 가능하겠지만 정부의 승인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가장 빠른 방법은 북구청과 지역 정치권이 나서서 과소동통폐합 같은 조치를 취하면 주민들의 불편을 조기에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노정훈 기자 hun7334@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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