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세대’ 대학생, 빚지지 않을 권리 있다”

광주경실련·청년유니온, 천주희 작가 초청 콘서트

학자금 대출 취업 등 청년들의 절박한 상황 표출

지난 30일 오후 광주청소년삶디자인센터 1층에서 열린 ‘우리는 왜 공부할수록 가난해지는가 토크콘서트’에 초청된 천주희 작가가 청년부채 문제에 대해 패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왜 열심히 공부하고 일할수록 가난해질까요? 왜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부채에 시달려야 하는 것일까요?”

지난 30일 오후 광주경실련과 광주청년유니온 등 주최로 광주청소년삶디자인센터에서 열린 ‘우리는 왜 공부할수록 가난해지는가’ 토크콘서트에 초청된 천주희 작가가 던진 질문이다.

‘왜 우리는 공부할수록 가난해지는가’의 저자인 천 작가는 대학교 1학년 2학기에 첫 학자금 대출을 받은 이래 석사를 마칠 때까지 8차례에 걸쳐 학자금 대출을 받았다. 그토록 좋아하고, 하고 싶었던 공부를 하면서도 빚 때문에 늘 불안에 시달리며 이런 의문이 들었다고 밝혔다.

천 작가와 마찬가지로 부채가 있는 채로 사회생활에 뛰어든 청년들 중에는 취업이 미뤄지며 원금은 물론 이자도 제때 못 갚는 경우가 태반이다.

한국장학재단에 따르면 2015년 학자금 대출은 2조1천254억원, 상환하지 않은 누적 대출액은 12조3천27억원이다. 2011년(5조8천808억원)에 비해 두 배로 늘었다. 대출을 상환하지 못한 사람은 179만1천363명, 학자금을 갚지 못해 발생한 신용불량자는 1만9천783명이다.

청년실업률도 점점 높아지면서 악순환은 반복되고 있다. 지난 4월 말 기준 청년 실업률은 11.7%에 이를 만큼 청년실업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이는 1990년대 후반 ‘IMF 사태’ 당시 청년실업률과 비슷한 수치다.

이날 토크콘서트에서도 청년들의 절박한 상황이 가감없이 드러났다.

대학생 문영남(22·여)씨는 “학자금대출을 받지는 않았지만 가정에 빚이 있다”며 “돈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사회에서 ‘나만 이렇게 힘든 걸까’라는 생각으로 괴로웠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여기 와서 많은 이야기를 듣고 위안이 됐다”며 눈물을 훔쳤다.

청년들의 하소연을 들은 천 작가는 이들을 ‘부채 세대’라고 명명했다. 학자금 대출로 일자리를 얻기 전부터 부채를 떠안은 청년들, 졸업 이후에도 취업난 등으로 빚을 갚지 못해 삶 전체가 부채에 짓눌리는 최초의 세대라는 것이다.

천 작가는 “빚을 진 사람들이 내가 왜 빚을 지게 됐는지 생각하고 고민해봐야 한다”며 “앞으로 자녀를 대학에 보낼 사람, 대학에 아직 안 간 사람들도 대학생들의 현실에 눈뜨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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