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등산 개발’ 갈팡질팡 지역사회 갈등만…

대책위 “발목잡는 시민단체 강력 규탄” 즉시 실행 촉구

지역 중소상인들 “유통 재벌 위한 사업” 특혜 개발 중단

尹 시장 “공영 개발 어려워…시민단체 의견 청취 결정”
 

17일 오전 9시40분 광주시청 현관 앞에서 어등산 관광단지 피해대책위원회 70여명은 어등산 관광단지 개발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노정훈 기자 hun7334@namdonews.com
어등산 관광단지 유통재벌 입점저지 대책위원회와 중소상인 살리기 광주네트워크는 17일 오전 10시 시청 앞에서 “유통재벌을 사업자로 선정하기 위한 어등산 특혜 개발을 중단하라”고 집회를 열었다./노정훈 기자 hun7334@namdonews.com

어등산 광관단지 조성 사업이 12년째 장기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광주광역시가 개발 방식을 두고 우물쭈물하는 사이 지역 사회는 갈등만 증폭되고 있다. 어렵게 결단을 내린 민간 개발 방식은 ‘유통 재벌을 위한 특혜 개발 사업’이라며 애초 원안대로 개발해야 한다는 지역 중소 상인과 시민단체의 요구, ‘조속히 개발 사업을 추진하라’는 사업부지 인근 주민들 사이에 광주시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에 놓였다.

17일 오전 9시40분 광주시청 현관 앞에서 어등산 관광단지 피해대책위원회 70여명은 “광주시는 더 이상 좌고우면하지 말고 즉시 사업을 시행하고 올해 6월 사업자를 공모하겠다는 주민과의 약속을 즉시 실행하라”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어등산 관광단지 인근 운수마을 주민들로 대부분 고령의 어르신들이었다.

이들은 “12년 이상 개발지연으로 황폐해진 개발부지로 인해 주거 환경의 악화와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며 “사업을 반대하고 시정 운영에 발목을 잡고 있는 시민단체를 강력히 규탄하고 더 이상 시정에 관여하지 말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어등산 관광단지 유통재벌 입점저지 대책위원회와 중소상인 살리기 광주네트워크는 이날 오전 10시 시청 앞에서 “유통재벌을 사업자로 선정하기 위한 어등산 특혜 개발을 중단하라”고 집회를 가졌다.

세정아울렛 상인회, 금호월등 상인 등과 광주경실련을 비롯한 시민단체 소속인 이들은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이 유통재벌의 먹잇감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광주시는 특혜 개발을 위한 변경 계획안을 무효화하고 시민을 위한 공영 사업으로 즉각 정상화 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과 집회가 불과 20분 사이에 열려 개발을 촉구하는 주민들은 시민단체의 집회 장소를 찾아 격렬하게 항의했으며 일부 주민과 집회 관계자간 고성이 오가는 말 다툼이 벌어졌지만 다행히 몸싸움으로 번지지 않았다. 이날 기자회견과 집회를 마친 두 단체는 윤장현 시장의 면담을 요청하는 등 광주시청에서 한바탕 소란을 벌이기도 했다.

이날 개발을 반대하는 단체와 가진 면담에서 윤 시장은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은 시 재정여건상 공영개발이 어려운 상황이다”면서 “생존권이 어떠한 가치보다 앞서는 만큼 사업타당성 용역결과를 반영한 일방적 추진은 안되고, 민관위원회를 통해 이해 당사자의 목소리를 듣고 협의하며 논의 과정을 거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 시장은 이어 “광주는 반기업정서가 높은 상황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소비를 늘려야 한다”면서도 “시민단체나 소상공인 의견을 청취하겠다”는 다소 애매한 태도를 유지했다.
/노정훈 기자 hun7334@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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