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교육청, 청사 이전 예상부지 ‘말썽’

소유주와 협의 없이 교육부에 자료 제출

광주시교육청이 교육부에 청사 이전을 건의하면서 사실과 다른 자료를 건넨 것으로 드러나 말썽이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17일 세종시 교육부를 방문해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만나 ▲광주예술고 국립화와 국립 예술중 설립 ▲광주시교육청 청사 이전 ▲광주학생진로교육원 설립 ▲광산교육지원청 원상회복 등 교육 현안 4가지를 건의했다.

이 가운데 청사 이전의 경우 현재의 청사가 1988년 개청 이후 29년이 지나 조직과 직원 수 급증에 따른 사무실과 주차공간 부족에 따른 민원인 불편 등을 들며 시급한 현안으로 제시했다.

그런데 청사 이전 예정부지의 경우 소유주인 광주도시공사와 전혀 의견 교환도 없이 건의서에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예정 부지는 광주 서구 치평동 상무소각장 바로 옆 부지 4만9천585㎡(1만5천평)이다.

이곳은 광주도시공사 소유로 지난해 말 상무소각장을 폐쇄한 이후 주민 편익시설과 아파트 건립 등 활용 방안을 두고 논의가 진행 중이다.

광주시교육청은 교육부장관 면담 4일 전인 지난 13일에야 매도 협의를 요청하는 공문을 광주도시공사에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광주도시공사는 구두로 매도 의사를 타진하는 과정에서 가격으로 평당 550만원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거래가 성사된다면 825억원에 달하는 액수다.

광주상공회의소도 지난해 이 부지를 매입한 뒤 신청사를 건립하려고 했다가 매매가격이 비싸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광주시교육청은 청사 이전 소요 예산 가운데 부지 매입비로 350억원을 책정해 예정부지 매입 금액과 큰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광주시교육청은 광주도시공사로부터 공문에 대한 회신도 받지 않은 채 이날 ‘신청사 예정부지’라는 자료를 만들어 김 장관에게 전달했다.

부지 매입비를 350억원으로 책정한 것도 우선 교육부 지원을 얻어내려고 탁상에서 책정한 액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관련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장관 면담 일정이 잡히는 바람에 시급한 현안이어서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예정부지 자료를 작성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김명식 기자 msk@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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