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노조, 공멸하는 파업 자제해야

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이 파업결의안을 가결했다. 기아차 노조는 지난 17∼18일 찬반 투표로 쟁의행위를 결의했다. 기아차노조 광주공장 등 5개 사업장 조합원 2만8천240명은 이틀 동안 파업 찬반 투표에 참여했다. 이 결과 72.1%인 2만375명이 찬성, 파업이 결정됐다. 이에따라 기아차, 현대자동차 노조는 언제든지 파업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

만약 현대·기아자동차 노조는 올해도 파업에 들어가면 ‘6년 연속 파업’이다. 기아초 노조 측이 다음 달 초 휴가가 시작되기 전에 임금교섭 타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어어서 지금 당장 파업이 시작되지 않은 것은 다행이다. 그렇지만 파업이 강행될 경우 국내경제는 물론이고 광주경제에도 상당한 피해가 예상된다.

만약 기아차 광주공장이 파업에 들어가게 되면 기아차는 광주시민들로부터 격렬한 지탄을 받을 것이다. 기아차 근로자의 연봉은 국내 최고수준이다. 억대 연봉 근로자가 수두룩하다. 그런데도 그들은 더 많이 받겠다고 파업을 벌인다. 회사와 지역협력업체의 생존을 담보로 해 욕심을 채우려고 하는 것이다. 상생과는 거리가 멀다.

우리 주변에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쩔쩔매는 취업준비생들이 즐비하다. 연봉 3천만 원이 되지 않는 낮은 임금을 받고도 장시간 일하는 중소업체 근로자들이 많다. 취업준비생과 중소업체 근로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기아자동차는 ‘꿈의 직장’이다. 기아차노조원들은 남들이 부러워하는 그런 곳에서 근무하면서도 만족하지 못하는 것 같다.

지금 우리사회의 최대과제는 일자리 창출이다. 임금을 하향조정해 신규채용을 늘리자는 ‘광주형 일자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지금의 연봉보다 더 많이 받아야겠다는 노조의 탐욕이 계속된다면 ‘광주형 일자리’는 사실상 허상에 불과하다. 기아차노조의 파업이 계속되는 한 광주형 일자리는 ‘빛 좋은 개살구’를 벗어나지 못한다.

기아차 노조원들은 경영난을 겪다가 중국기업으로의 인수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금호타이어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금호타이어는 세계 굴지의 기업이었음에도 계속되는 노사분규로 경쟁력을 잃어버렸고 결국은 경영난에 봉착했다. 기업경쟁력을 살리는 것이 우선이다. 기업이 없으면 직장도 없어진다. 그때는 뒤늦게 후회해도 돌이킬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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