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돋보기>

“남의 옷으로 변장했지만…”

순금 10돈 훔쳐 달아난 30대 男

무직인 손모(30·광주 서구 쌍촌동)씨는 생활비가 떨어져 전전긍긍하다 한가지 묘안을 떠올린다. 손씨는 이달 3일 집 근처 최모(56)씨의 금은방을 찾았다. 금은방에 들어선 손씨의 눈에 순금 10돈(시가 250만원)가량의 사각체인 팔찌가 들어왔다.

손씨가 “손이 허전해 팔찌를 좀 보러왔다”고 하자 주인 최씨는 흔쾌히 팔찌를 건넸다. 순금 팔찌를 건네받은 손씨는 최씨가 다른 손님을 응대하는 틈을 노려 팔찌를 들고 순식간에 문밖으로 뛰쳐나갔다.

당황한 최씨는 황급히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재빨리 도주로를 차단했다. 인근 원룸 1층으로 숨어든 손씨는 빨래 건조대에 널려있던 반팔 상·하의를 발견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이후 다른 사람인 마냥 경찰을 유유히 따돌렸다.

갑자기 사라진 손씨를 찾던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를 분석, 택시를 타고 달아난 손씨를 발견하고 뒤를 쫓았다. 경찰이 집 주변까지 추적해오자 압박감을 느낀 손씨는 자진해서 경찰서를 찾았다.

경찰 조사에서 손씨는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이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20일 순금 10돈짜리 금팔찌를 회수하고, 시가 250만원 상당을 훔친 혐의(절도)로 손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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