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1위 쾌속질주로 첫 100만 관중 돌파 예고

KIA 야구 보는 맛에 무더위 잊고 산다

리그 1위 쾌속질주로 첫 100만 관중 돌파 예고

경기마다 구름관중…야구장·일대 상권도 대박

‘60승 선착’ 우승 확률 76.9%…‘V11’ 정조준

양현종·헥터 20승…김선빈·최형우 타격왕 도전

<핫이슈>
 

KIA 타이거즈의 선두 질주가 이어지면서 광주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KIA가 2009년 이후 8년 만에 페넌트레이스 1위를 질주하면서 자연스럽게 흥행 열기가 불타 올랐다. 올 시즌에만 9차례나 2만500석인 구장 입장권이 매진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KIA 타이거즈 제공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선두 질주가 이어지면서 광주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KIA가 2009년 이후 8년 만에 페넌트레이스 1위를 질주하면서 자연스럽게 흥행 열기가 불타 올랐다.

KIA는 29일 현재 63승1무32패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2위 NC 다이노스와의 승차는 6.5게임차다.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올해 홈구장 관중 60만 명을 돌파한 데 이어 첫 100만 관중 돌파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올 시즌에만 9차례나 2만500석인 구장 입장권이 매진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경기당 평균 관중 역시 1만4천300명으로, 역대 최다 관중을 기록한 지난해 77만3천499명(평균관중 1만743명)보다 훨씬 늘 것으로 예상된다.

20, 30, 40, 50승에 이어 60승까지 가장 먼저 밟은 KIA. ‘V11’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KIA는 지난 25일 시즌 60승 고지를 가장 먼저 밟고 리그 우승 꿈을 더 키웠다. 역대 시즌 60승 선점 팀의 정규시즌 우승 확률은 76.9%(26차례 중 20번),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은 61.5%(26차례 중 16번)이었다.

2009년 10번째 우승 이후 좀처럼 웃을 날이 없었던 광주 팬들도 연일 신을 내고 있다. 경기마다 구름 관중이 모이고 분위기가 들뜨면서 지역 상인들도 신이 났다. 준비한 재료들이 동이 나는 등 ‘KIA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통산 10번 우승의 KBO 최고 명문 타이거즈. 역대 최고의 전력을 구축하며 8년 만에 우승 적기를 맞이한 광주는 ‘V11’의 단꿈에 젖어있다.

▲무시무시한 핵타선=KIA는 리그에서 압도적인 타선을 자랑한다.

그야말로 무시무시한 타선이다. 쉬어갈 틈이 없는 지뢰밭이다. 팀 타율 3할9리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3할 이상의 팀 타율은 KIA가 유일하다. 팀 홈런은 112개로 3위지만, 605타점과 633득점, 1050 안타 등 거의 모든 지표에서 리그 최고의 기록이다.

타율 1위 김선빈(0.385), 2위 최형우(0.368), 5위 이명기(0.343)까지 ‘타격 5걸’에 세 명이나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신ㆍ구 조화, 즉 이범호ㆍ김주찬ㆍ나지완 등 고참급 선수에 안치홍ㆍ김선빈ㆍ서동욱 등 중간허리층과 최형우ㆍ이명기ㆍ김민식 등 트레이드돼 뛰고 있는 선수들간 잘 조화된 팀워크도 한몫하고 있다.

특히 ‘작은 거인’ 김선빈은 타격 1위다.1게임 당 2개 이상의 안타를 치면서 ‘4번 같은 9번타자’로 활약하고 있다. 신장 165㎝. KIA 9번타자 유격수 김선빈은 ‘공포의 9번타자’다. 안타는 119개로 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연일 불방망이를 휘두르다 보니 김선빈의 타순 조정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지만 아쉽지만은 않다.

출루율 역시 볼넷이 많은 홈런타자가 유리하지만 김선빈은 리그 3위인 0.433의 출루율을 마크 중이다. 김선빈 보다 출루율이 높은 타자는 팀 동료 최형우와 SK 최정 뿐이다. 김선빈은 타격 때 최대한 상체와 하체를 좁혀 스트라이크존을 작게 만든 후 특유의 강한 손목 힘을 활용한 타격을 하고 있다. 작은 체구를 장점으로 뒤바꿔 4할에 육박하는 타율을 기록하는 특급 타자로 팀 선두질주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만약 김선빈이 타격 상승세가 이어져 유격수로서 타격왕에 오른다면 KBO리그 역사상 두 번째 기록이다. 지난 1994년 이종범(해태)이 타율 0.394로 타격왕에 오른 것이 유일하다. 그동안 KIA는 야구 명가의 명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타격왕을 많이 배출하지 않았다. 지난 1990년 한대화(0.335), 1994년 이종범(0.394), 2002년 장성호(0.343), 2007년 이현곤(0.338)까지 역대 4명의 타격왕을 배출했을 뿐이다.

자유계약선수(FA) 100억원 시대를 연 최형우는 모범 답안을 제시했다. 최형우는 94경기에서 타율 0.368(2위), 23홈런(공동 4위), 89타점(1위)의 화려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최다 안타(126개)에서도 3위다.

최형우는 지난 27일 SK와의 홈 경기에서 올 시즌 23호 홈런으로 역대 2번째 최소경기로 개인통산 1천 타점을 달성했다. 1천240경기 만이다. 이로써 최형우는 1천209경기 만에 통산 1천 번째 타점을 올린 이승엽(삼성)에 이어 역대 2번째 최소경기로 1천 타점 고지를 밟았다. 개인통산 1천 타점은 KBO 리그 역대 15번째다. KIA 소속 선수로는 이범호에 이어 최형우가 두 번째다. 지난해에는 자신의 한 시즌 최다인 144타점을 기록해 다시 한 번 타점상을 수상했다. 개인 한 경기 최다 타점은 2012년 6월 12일 대구 한화전에서 기록한 6타점이다.

최형우는 2011년(118타점), 2016년(144타점) 두 차례에 걸쳐 타점왕을 경험했다. 타점 1위인 최형우는 4년 연속 100타점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KBO리그 역사상 단일시즌 최다타점은 2015년 박병호(당시 넥센·현 미네소타)의 146타점이다. 사실상 2017시즌 MVP를 놓고 최형우와 SK 최정이 지존을 겨루고 있다. 팀 성적에서는 최형우, 홈런 임팩트에서는 최정이 앞선다. 타점 타이틀이 어디로 가느냐가 2017시즌 최고 선수를 가르는 중대 지표일 수 있다.

▲리그 최고 선발진=팀 성적은 물론 개인 타이틀 경쟁을 벌이고 있는 KIA가 다승왕까지 집안싸움을 벌인다. 외인 에이스 헥터 노에시와 토종 에이스 양현종이 선의의 경쟁 속에 동반 20승을 정조준 하고 있다. 지난해 동반 200이닝을 기록하며 원투펀치로 활약했던 두 선수는 올해도 위용을 이어가고 있다. 두 선수가 합작한 승수만 28승이다. 패전은 헥터가 한 번, 양현종이 세 번에 불과하다. 동반 20승은 1985년 김시진-김일융 이후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두 선수의 경쟁과 협력이 흥미롭다.

양현종은 지난 28일 SK와의 홈 경기에서 9이닝 3피안타 2볼넷 7탈삼진 1실점(비자책) 완투승을 거뒀다. 팀의 시리즈 싹쓸이를 이끄는 역투였다. 양현종의 시즌 14번째 승리(3패)로 헥터와 함께 다승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이날 양현종은 4년 연속 100탈삼진을 기록했다. 1회 무사 1루 상황에서 한동민을 삼진 처리했다. 이로써 2007년 데뷔 후 개인통산 6번째 세 자릿수 탈삼진 고지를 밟았고, 2014년부터 4년 연속 100탈삼진을 올리게 됐다. ‘4년 연속 100K’는 KBO 리그 역대 23번째다. 양현종은 2010년과 2014년의 16승이 최다였다.

무패가도를 달리던 헥터는 지난 23일 롯데와의 홈경기에서 올 시즌 19경기 만에 첫 패배를 안았다. 시즌 성적은 14승 1패다. 헥터는 14연승으로 정민태(현대)가 2003년 작성한 개막 이후 선발 투수 최다 연승 타이기록을 이뤘으나 이날 패배로 신기록 수립에는 실패했다. 지난해 1승을 보탠 15연승 행진도 막을 내렸다. 15연승은 역대 KBO리그 선발 최다 연승 순위에서 21연승(정민태), 16연승(김태원)에 이어 세 번째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다만 최근에는 승리를 쌓는 속도가 다소 주춤했다.

‘슈퍼 영건’ 임기영은 팀 최고의 ‘히트상품’이다. 당초 선발 후보라기보다는 롱릴리프 자원이라는 평가가 많았지만, 시즌 초반부터 4선발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사이드암스로인 임기영은 직구, 체인지업 위주의 볼 배합에 커브와 슬라이더를 간간히 섞어 던진다. 상무에서 체력과 구속을 늘린 게 이제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개인 첫 선발승(4월 12일 두산 베어스전 5이닝 5피안타 3실점 1자책)에 이어 완봉승(4월 18일 kt wiz전 9이닝 7피안타 무실점)까지 거두더니 지난달 7일 친정 한화를 상대로 개인 두 번째 완봉승(9이닝 5피안타 무실점)을 챙겼다. 16경기(선발 13번)에 나와 7승 3패 방어율 2.45를 기록 중이다. 갑작스런 폐렴 증세로 엔트리에서 빠졌다가 한 달 여만에 복귀한 뒤 등판한 2경기에서 방어율 8.38로 주춤한 것이 옥에 티다.

▲입점업체·일대 상권도 활기=평일·주말 할 것 없이 관중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는 물론 일대 상권도 활기를 찾았다. 평일 야간 경기에도 내야는 팬들로 발디들 틈이 없고, 야구장 내 입점업체들은 당일 준비한 음식들이 동이 나는 일이 다반사여서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다. 챔피언스 필드 일대 치킨, 피자 등을 파는 상점들도 포장과 밀려드는 주문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광주의 팬심을 움직이는 요소는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8년 만에 V11 달성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뿐만이 아니다. ‘미친 방망이’라 불리는 KIA는 강한 타선으로 한·미·일 최다 기록으로 꼽히는 8경기 연속 경기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지난 6월 27일부터 11점-13점-22점-10점-10점-13점-15점-17점을 뽑았다. 8경기에서 무려 111점을 뽑았다. 경기당 평균 13점이 넘는다.

야구팬인 직장인 임기석(40)씨는 “KIA의 1위 행진이 계속되면서 프로야구에 관심이 없던 지인들도 경기 이야기를 자주 한다”며 “7살인 아들이 최형우를 좋아한다. 아들뿐만 아니라 온 가족이 KIA 때문에 야구에 관심을 갖게 됐다. 직장 때문에 평일 경기는 관람하지 못하지만 주말이면 야구장을 찾아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장 인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홈 경기 때마다 북적북적하다. 몇 년 전만 해도 주변 카페나 호프집이 잘 되지 않아 개업과 폐업을 반복하는 곳이 많았는데 요즘 KIA의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전히 정규시즌 많은 경기가 남아있지만, 핵타선과 리그 최고의 선발진을 구축한 KIA는 올 시즌 ‘최강팀’이다. ‘V11’은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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