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 낮추고 편의성 앞세워
카카오뱅크 출시 5일만에 가입자 100만명 ‘돌파’
문턱 낮추고 편의성 앞세워
시중은행·2금융권 긴장
카카오뱅크가 출시하자마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카카오뱅크 가입자가 5일 만에 100만명을 돌파하며 대형 시중은행들의 모바일 앱 가입자를 넘어서고 있다.
앱을 설치한 사용자가 200만을 돌파하는 등 기존 은행 앱을 위협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출범 첫날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며 가입자가 폭주해 접속 오류가 속출했다. 또 대출고객이 몰려 신용정보를 조회하는 나이스평가정보 서버에도 문제가 생겨 다른 은행과 카드사의 업무에까지 차질이 발생했다.
카카오뱅크는 은행 지점 없이 인터넷을 통해서만 거래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을 내걸었지만, 실제로는 ‘모바일뱅크’에 더 가깝다.
PC는 증명서 발급 등 보조적인 수단으로만 활용되고, 계좌 조회부터 대출, 상품 가입 등 모든 금융업무는 오로지 모바일을 통해서만 이뤄진다. PC와 모바일 양쪽을 활용하는 K뱅크와 다른 점이다.
기존 은행 앱과 대비되는 특징으로는 직관성을 크게 높인 단순한 앱 설계와 편의성을 꼽을 수 있다. 가입부터 계좌 개설까지 평균 7분, 기존 은행 모바일뱅크 가운데 가장 빠르다. 카카오톡에 가입돼 있거나 스마트폰에 지문 등록을 해둔 사용자라면 계좌 개설 시간은 이보다 더 단축된다.
가입 과정 또한 단순하다. 카카오톡 계정이나 전화번호를 통해 본인확인을 거쳐 이용약관에 동의하면 바로 가입이 완료된다. 가입 및 계좌 개설에 공인인증서가 필요한 시중은행과 달리 몇 가지 정보 입력과 신분증 촬영, 타행 계좌이체 확인을 거치면 곧바로 계좌를 만들 수 있다.
특히 수수료 등을 크게 낮춘 가격경쟁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터넷은행은 오프라인 점포가 없어 운영비와 인건비 등을 절감할 수 있는 만큼, 비교적 낮은 수수료 및 대출금리를 내걸었다. 현재 카카오뱅크를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는 예금과 송금, 대출, 체크카드, 출금 등 크게 5가지다. 이 중 해외송금의 경우 수수료가 시중은행 대비 최고 10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하다. 자동화기기(ATM) 수수료는 올해 말까지 전액 면제된다. 카카오뱅크 고객은 전국 은행과 CU·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ATM 11만4천개를 이용해 수수료 없이 입·출금 및 이용할 수 있다.
이밖에 연 2% 수준인 예·적금 금리와 60초 안에 대출이 끝나는 ‘비상금대출’(최대 300만원) 등을 차별화 하고 있다. 다른 은행의 경우 급여이체, 카드 이용실적 등 복잡한 요건을 충족해야만 우대금리를 주는 데 비해, 카카오뱅크는 모든 고객에게 동일한 금리를 제공한다.
이 같은 카카오뱅크 돌풍에 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지방은행을 비롯한 시중은행들은 자사 고객들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대출 및 이벤트 상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2금융권도 비상에 걸리긴 마찬가지다. 저축은행, 신협, 새마을금고 등은 특판 예금상품, 고금리 적금상품 등을 적극 홍보하며 고객 잡기에 나섰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