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화산면의 특별한‘면민의 날’

15일 광복절날 70년째 이어진 축구대회 전개

출향인사들 고향 방문 ‘화합의 자리’이어가

해남군 화산면민들은 주민들은 물론 출향인사들까지 모두 하나가 되어 ‘면민의 날’ 행사를 개최한다. 올해로 70년째 이어진 축구대회는 주민들의 화합의 장으로 승화된다./해남군 제공

해마다 광복절이 되면 해남군 화산면의 주민들은 바쁜 일손을 접고 한자리에 모인다.

1945년 해방 이후 계속해서 이어져 오는 광복기념 면민체육대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찜통 더위 속에서도 15일 아침이면 주민들은 화산초등학교에 모여 ‘면민의 날 ’기념식을 갖고 체육대회 등을 함께하며, 특별한 광복절 행사를 개최해 오고 있다.

화산면민의 광복기념 체육대회는 해방 다음해부터 면 체육회를 중심으로 마을별 축구대회를 개최하던 행사에서 시작됐다. 광복의 기쁨이 채 가시지 않았던 시기, 광복절이 되면 함께 모여 기념식을 갖고 주민들의 단합을 위해 대회를 개최해 오게 된 것이 유래가 됐다.

한국전쟁이 일어나던 해와 1968년 큰가뭄이 들었던 2차례를 제외하고 70년간 이어진 화산면 전통의 광복절 체육대회는 1970~80년대 까지만 해도 42개 마을에서 50여개의 축구팀이 출전할 정도로 면민들의 참여 열기가 높았다.

또 “명절 때는 못와도 광복절 체육대회는 참석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각지의 향우들까지 고향방문의 계기로 삼을 만큼 각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

한여름 체육대회에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민선자치가 시작되던 시기에는 관내 모든 면민의 날을 4월 1일로 통일시키는 안이 통과돼, 화산면민과 향우들이 결사 반대에 나서기도 했다. 결국 화산면민들은 주민 설문조사까지 실시해 체육대회 원래의 날짜를 지켜냈다.

이같은 광복절 행사에 대한 면민들의 각별한 애정은 면민 개인에서부터 고향출신 향우들까지 십시일반 행사비용을 보태고, 행사 준비에서부터 진행, 마을 잔치에 이르기까지 모두 주민들이 주도해 치러지고 있다.

박오현 화산면체육회 상임부회장은 “주민들이 주축이 돼 수십년 이어온 광복절 행사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농촌 인구가 줄면서 체육대회 규모가 점차 줄고 출전 선수들은 고령화 됐지만, 광복의 기쁨을 맞이하는 그날의 감격을 함께 하는 것은 우리 고장만의 특별한 자랑거리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해남군 화산면은 14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15일에는 면민과 향우 1천여명이 참여하는 광복절 기념 화산면민의 날 및 체육대회를 개최한다. 해남/임권석 기자 iks@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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